글로벌 증시 불안에 ELS 충격…“홍콩H·유로스톡스50 상환 실패↑”

글로벌 증시 불안에 ELS 충격…“홍콩H·유로스톡스50 상환 실패↑”

홍콩H지수 ELS, 내년 1월경 순차적 만기 도래…“수익 연결 쉽지 않아”
유로스톡스50지수, 6개월 전 대비 95% 수준 하회
“시장 안정화 안 될 경우 ELS 침체 피하기 어렵다”

기사승인 2023-10-25 06:00:17
쿠키뉴스DB

최근 글로벌 증시의 급락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주가연계증권(ELS) 전망도 악화되는 추세다. 그동안 약세를 보인 홍콩H지수 외에도 유로스톡스(Eurostoxx)50지수에서 일부 조기 상환 실패가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원금 손실 위기에 놓인 투자자들의 시름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2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주가연계증권(ELS) 발행금액은 9조922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7조9194억원) 대비로는 25.3% 증가했으나, 직전 분기(12조1921억원) 와 비교할 때 18.6% 감소한 수준이다.

ELS는 특정 주식의 가격이나 주가지수 수치에 연계돼 투자수익이 결정되는 파생 상품이다. 보통 1~3년으로 만기를 설정하고, 3·6개월마다 조기 상환 여부를 평가한다. 

이 경우 주가가 기준치 아래로 떨어지지 않으면 이자와 원금은 자동 상환된다. 그러나 정해진 조건에 따라 지정 구간을 벗어난 낙인(Knock In) 가격에 도달하면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다만 낙인에도 만기일에 기초자산 가격이 수익상환 조건을 만족하면 수익 실현이 가능하다.  

3분기 ELS 총 상환금액은 11조9813억원으로 직전 분기(13조6393억원) 대비 12.2% 감소했다. 상환 유형별로 살펴보면 조기상환 금액이 9조7375억원으로 전체 상환금액의 81.3%를 차지했다. 만기상환 금액과 중도상환 금액은 각각 1조8556억원, 3882억원으로 전체 대비 15.5%, 3.2%로 집계됐다.

ELS 상환 금액은 최근 3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발행 금액을 초과하고 있다. 지난 8월에도 ELS 상환 금액은 3조3700억원으로 전월 대비 5300억원 증가한 반면, 발행은 2조1100억원으로 1500억원 줄었다. 

이같은 발행 감소는 다른 금융자산 매력도가 커지는 데 반해 ELS는 오히려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5월부터 국채 금리가 상승세를 형성하면서 채권의 매력도가 증가한 것도 이유로 들 수 있다. 

또 일본 니케이225 지수를 제외한 해외 및 국내 주요지수의 발행도 줄어드는 상황이다. 3분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을 기초로 한 ELS는 6조2402억원 발행으로 직전 분기 대비 27.9% 감소했다. 홍콩H지수 기초 ELS도 1조3537억원이 발행돼 34.2% 급감했다. 코스피200을 바탕으로 한 ELS 역시 3조919억원에 그쳐 27.2% 줄었다.

특히 해외지수 추종 상품 중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가 주목된다. 해당 ELS 중 지난 2020년 4분까지 발행분은 다수 조기상환을 완료했으나, 2021년 1월부터 발행된 금액은 대부분 실패했다. 내년 1월부터 순차적으로 만기 상환 대상으로 적용된다.

문제는 대부분 만기 상환 과정에서 원금 손실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기초자산인 홍콩H 수가 기준가 대비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진 채로 만기를 맞이하면 손실을 입게 된다. 

홍콩H지수는 지난 2021년 상반기 1만2000선에 진입했으나 이달 20일 5871.71까지 하락했다. 예컨대 만기 상환에서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 수준을 70%라고 볼 경우 만기 도래 시점인 내년 1,2월 기준 8000을 상회한다. 그 시점에 지수가 이를 밑돌 경우 원금손실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여기에 더해 유로스톡스(Eurostoxx)50지수도 위험권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로스톡스50지수는 지난 4월초 4311.05에서 이달 23일 4041.75를 기록했다. 이미 6개월 전 지수 수준의 95%를 하회했다. 해당 지수는 ELS 발행 비중이 높아 4분기 조기상환 여건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 나온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 국체가격 상승과 잡히지 않는 물가 수준,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를 고려할 때 글로벌 증시는 강세 전환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조정이 길어지면 홍콩H와 유로스톡스50지수에서 일부 조기 상환 실패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 연구원은 “홍콩H지수는 현재 하락 추세가 진행 중으로 아직 바닥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내년 1분기부터 발생할 홍콩H지수 만기 상환은 수익으로 연결되기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시장이 안정화되지 않는다면 전체적인 ELS 시장 침체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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