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제지 사태’ 키움증권, 반대매매 여파에 주가 하락 지속

‘영풍제지 사태’ 키움증권, 반대매매 여파에 주가 하락 지속

기사승인 2023-10-26 14:22:30
키움증권. 연합뉴스

키움증권의 반대매매 공포가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불공정거래 의혹이 불거진 영풍제지가 거래정지 이후 재개 첫날 또다시 하한가로 추락했기 때문이다. 키움증권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매입 공시를 내놨으나, 영풍제지 여파에 주가는 내림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불공정거래 의혹으로 거래정지된 영풍제지가 재개 첫날인 오늘 개장 직후 직전 거래일 대비 29.94% 내린 하한가로 직행했다. 이에 따라 주가는 3만3900원에서 2만3750원으로 떨어졌다.

앞서 영풍제지는 뚜렷한 이유 없이 올해 들어 700%가 넘는 주가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과도한 오름세를 보인 종목이었다. 키움증권을 제외한 국내 주요 증권사(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삼성)들은 지난 2~5월 중 영풍제지 미수 증거금률을 100%로 상향했다. 키움증권은 하한가를 기록한 이후에야 100%로 인상했다.

증권사가 증거금률을 100%로 설정하면 해당 종목은 현금으로만 매수가 가능하다. 미수거래가 차단된다는 얘기다. 예컨대 키움증권이 설정한 40%의 경우 증거금 40만원으로 100만원어치의 주식을 매입할 수 있다. 나머지 60만원은 실제 주식이 계좌로 입고되는 날(거래일로부터 2영업일) 이전까지 납부하면 된다. 

키움증권은 타사 대비 낮은 미수 증거금률 설정에 이번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로 고객 위탁계좌에서 4943억원의 미수금이 발생했다. 이는 키움증권의 올 상반기 순이익 4258억원을 초과한 수준이다. 이로 인해 키움증권 측은 “반대매매를 통해 미수금을 회수할 예정”이라며 “고객의 변제에 따라 최종 미수채권 금액은 감소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대매매란 투자자가 미수거래를 할 때 빌린 돈을 약정한 만기기간 내 변제하지 못할 경우 주식을 강제로 일괄매도 처분하는 매매를 말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거래정지 직전 영풍제지의 미수거래 증거금률은 40%”라며 “미수금이 모두 하한가 기록 전날인 10월 17일 종가(4만8400원)로 체결됐다고 단순 가정하면, 주가 하락률이 증거금률을 초과하는 2만9400원 이하로 하락하는 시점부터 미수금 관련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영풍제지 주가를 볼 때 이미 손실이 발생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사태는 키움증권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날 1시56분 기준 키움증권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59% 내린 7만7800원에 장을 진행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전날 700억원 규모(140만주) 자사주 매입을 공시했지만, 악재가 이를 웃돈 모양새다. 

키움증권은 공시를 통해 “투자자가 안전하고 신중한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리스크관리를 강화해 나가겠다”며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투자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적시에 제공하고, 더욱 강화된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관련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조직 개편 및 전문인력 확충을 통해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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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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