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정치 세력을 파트너가 아닌 적으로 인식하는 양극단의 정치가 정치권 실언을 지속해 양산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정치가 정쟁으로 변질되면서 대화·타협의 정치가 사라지고 대신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강성 발언이 쏟아진다는 것이다.
국민은 상식에 맞는 정치를 요구하고 있지만, 강성 지지층의 지지나 당내 공천을 얻기 위해 선 넘는 센 발언을 마다하지 않는 모습이 대한민국 정치의 퇴행을 방증하고 있다.
28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총선을 앞두고 여의도 정치권에는 ‘실언 비상령’이 내렸다. 지난 19일 최강욱 전 의원의 ‘암컷 설쳐’ 발언으로 크게 논란을 일으킨 이후 신중한 언행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고 실제로 정치권이 조심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극단의 정치 구조에서는 당 지도부의 특별한 당부에도 방심하면 언제든 실언 논란이 재발할 수 있다는 평가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는 쿠키뉴스에 “극심한 진영대립 구도 속에 강성 지지층들이 좋아할 만한 센 발언을 하면 본인이 공천에 유리하고, 지지받는다고 착각해 상식과 어긋난 실언이 나오는 것”이라며 “과거에는 대중을 의식해 과한 발언은 피하는 경향이 그나마 있었지만, 지금은 상대를 대화와 타협의 대상이 아닌 척결 대상으로 여기고 있어 후진적 정치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현재 정치 지형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언제든 국민 상식 밖 망언과 실언은 언제든 나올 수 있다”며 “상대 존재를 인정하고 실력으로 우위를 점하려는 자세가 우선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도 정치 구조가 정치권 실언을 만들어 내는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데 동의하면서 “총선은 당심 아닌 민심의 평가를 받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상대를 세게 비난하고 깎아내리는 게 당장 당을 위해 헌신하는 것이라고 착각하게 만든다. 그러나 실제로는 정작 본인 이미지나 소속 정당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실언 논란이 선거 판도를 크게 바꾼 적이 과거에도 여러 번 있었기에 당 지도부가 총선 기간만큼은 철저히 입단속을 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언 논란 확산에 SNS 등 각종 메신저 보급이 촉매제 역할을 했을 거란 의견도 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쿠키뉴스에 “과거와 달리 인터넷이 발전하면서 의원 발언이 바로 언론에 보도되고 자연스럽게 비하 발언도 걸러지지 않고 전달되는 것”이라며 “맥락을 같이 보도하지 않고 자극적인 몇 가지만 떼서 이야기하다 보니 비하 의도가 아닌 것이 비하 발언처럼 보이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럼에도 국회의원은 스스로 발언에 책임져야 한다”며 “(국회의원은) 국민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황인성·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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