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정순택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을 예방한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사형제 폐지 문제를 여야 간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사형제 존치의 필요성을 강조해온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다른 생각을 밝힌 것인데 총선을 앞두고 여야 간 쟁점이 될지 주목된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천주교 서울대교구청를 찾아 정 대주교와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홍 원내대표는 사형제 폐지를 위해 정치권의 노력을 약속했다.
그는 “21대 국회에 들어오자마자 정 대주교께서 사형제 폐지를 얘기하셨는데 아직도 숙제를 마무리 못 했다”며 “21대 국회가 끝나기 전에 마무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국민의힘을 이끄는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협의해 나갈 것을 재차 약속했다. 홍 원내대표는 “한 비대위원장이 법무부 장관 재직 시절 사형제를 폐지하면 감형 없는 장기 복역, 감형 없는 종신제 또는 장기 징역형을 검토할 수 있다고 한 바 있다”며 “천주교에서 적극 의지를 보여달라”고 말했다.
이에 정 대주교는 “홍 원내대표의 말처럼 사형제 관련된 생명과 함께 또 한 가지 중요한 주제가 낙태 금지와 관련된 것”이라며 “낙태법이 위헌이란 판정이 났기 때문에 관련 추가 입법이나 여러 가지 생명 수호를 위해 함께 논의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의 피습 사건을 언급하면서 “어떤 상황에서든 누구를 향해서든 그런 폭력이 다시는 있어선 안 된다”며 “그 사건으로 놀랐고 상처받았을 많은 분에게 위로를 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법무부 장관 시절 사형제 존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국회 예결특위에 출석해 ‘사형제’에 대한 질의에 “예방효과가 반드시 수반되는 사형제도라던가 가석방 없는 무기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영구히 격리해야 할 범죄자가 분명히 있다. 10명을 연쇄살인하고 수감된 상태에서 전혀 반성 안 하는 그런 사람들이 10~20년 뒤에 나와서 다시 활보하는 법치국가는 전 세계에 지금 없다”며 “예방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시는 분들 있는데 그건 사람 대상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인체 실험을 할 수 없어서 그런 거지만 분명히 예방 효과는 있다”고 사형제 존치에 힘을 실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