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의견 수렴을 위해 중견기업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들은 일부 대기업에 대한 시장의 관심 제고를 넘어 저평가된 중견기업의 재조명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15일 거래소는 이날 정은보 이사장 주재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해 중견기업의 현장 의견을 청취하기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중견기업은 대웅과 삼양사, 아이에스동서, 엔에이치엔, 오뚜기, 풀무원, 풍산, 현대홈쇼핑, CJ대한통운, SKC 등 자산 2조원 이상 상장기업 10개사로 확인됐다.
정 이사장은 “우리 경제에 튼튼한 허리 역할을 하고 있는 중견기업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어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다”고 독려했다.
간담회에서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이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강요하는 등 과도한 부담을 야기할 수 있다는 추측성 우려에 대해 언급됐다.
이와 관련 정 이사장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은 재무지표는 물론, 지배구조를 포함하는 비재무지표 중 산업 특성이나 성장 단계 등 개별 특성을 고려해 기업 스스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요소들을 자율적으로 선택해서 작성하는 것”이라며 “가이드라인에도 이러한 자율성 원칙을 잘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중견기업들은 밸류업 프로그램에서 기업 자율성이 중시되는 방향성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밸류업이 일부 대기업에 대한 시장 관심을 제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저평가된 중견기업이 재조명받을 수 있는 기회 마련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특히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제시한 목표와 계획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허위공시가 될 수 있다는 점이 부담된다는 우려도 전달했다.
이같은 중견기업의 우려에 대해 거래소는 “지금도 일부 기업은 매출·이익·투자 등과 관련한 계획을 공시하는데, 계획을 달성하지 못한다고 해서 허위공시가 되지 않도록 거래소 공시규정 등에 면책제도가 구비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장기 목표·계획을 수립하게 되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경우에도 관련 면책제도가 동일하게 적용되므로 추가적인 부담은 없을 것이다”며 “이러한 사실을 기업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거래소는 다음 주 성장기업 대상으로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아울러 가이드라인이 공표된 오는 5월 이후에는 지역 소재 기업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설명회를 개최해 제도 홍보와 자발적 참여를 독려할 계획이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