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5+4 협의체’ 참여를 대한의사협회에 제안했는지를 두고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해당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으나 의료계가 거부했다고 밝혔지만, 정작 의협은 제안 자체를 받은 적 없다는 입장이다.
24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의사단체 5곳과 대통령실·정부 관계자 4명이 참여하는 ‘5+4’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장상윤 사회수석은 지난 23일 브리핑을 통해 “의정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의협, 전공의, 의대생, 의대교수 단체에 의료계와 정부로만 구성된 협의체를 제안했지만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도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을 열고 “5+4 중엔 의협이 들어가 있다”며 “의협 새 집행부는 아직 출범 전이다. 비상대책위원회가 4월 말까진 공식적인 당사자기 때문에 의협 비대위 측에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협은 비대위도 인수위원회도 정부의 제안을 받은 적 없다고 밝혔다. 의협은 임현택 차기 회장의 임기가 다음달부터 시작됨에 따라 이달 말까진 비대위 체제로 운영된다. 새 집행부는 인수위를 꾸려 출범을 준비 중인 상태다.
의협 인수위 관계자는 “의협은 공식적․비공식적 제안을 일체 받은 것이 없다”며 “대체 정부가 누구에게 제안을 했고 거절 받았는지를 공개적으로 질의한다”고 반발했다.
박 차관이 지목한 의협 비대위 역시 금시초문이라고 전했다. 김성근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24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5+4 협의체에 대해 들은 바 없다”며 “정부와는 전공의와 학생을 포함한 의사 대표들과 만나자는 얘기는 이전부터 해왔다. 그러나 ‘이쪽은 누가 몇 명이 나올 테니 저쪽(의료계)은 누가 나올 거냐’라는 식으로 얘기한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공의와 학생들이 그 자리에 나가기 위해선 선결 조건 수용이 우선”이라며 “선결조건이 해결이 안 됐는데 거절이라고 말하는 건 앞뒤가 안 맞는다”고 꼬집었다.
협상 테이블에 앉으려면 전공의 행정처분 철회 등이 우선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전공의들이 요구한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절차 중단, 전공의에 대한 행정명령 철회 등을 수용하고, 정부가 변화된 모습을 보여줘야 의협도 움직일 수 있다”면서 “전공의와 의대생들 없이 자리에 나가는 건 의미가 없다고 본다. ‘일단 만나자’라고만 하면 협의체엔 나갈 수 없다”고 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