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산억제제와 항생제를 병용 처방할 경우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림대학교춘천성심병원은 이승순 감염내과 교수 공동연구팀(김봉수 한림대 생명과학과 교수)이 위산억제제와 항생제 병용 처방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속에 있는 항생제의 내성 전파를 활성화해 다제내성균 감염 위험도를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21일 밝혔다.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 감염증(Carbapenem-resistant Enterobacteriaceae)은 다제내성균 감염증 중 하나로, 항생제인 카바페넴 계열에 내성을 가진 균이다. 효과적인 항생제가 많이 없어 치료가 어렵고 치명률이 높다. 하지만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나 항생제 외 약제의 영향성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상황이어서 연구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연구팀은 중환자실에 입원 후 카바페넴 내성 장내 세균을 보균하는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 총 282명의 임상 정보를 비교 분석해 CRE 감염의 위험 요인과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매커니즘 연구를 수행했다.
분석 결과, 항생제와 위산억제제의 병용 투여가 감염 위험도를 높인다는 것을 확인했다.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분석을 통해 항생제와 위산억제제를 동시에 처방할 경우 마이크로바이옴의 변화와 다양한 세균들 사이에서 이뤄지는 항생제 내성 유전자의 전파가 위산억제제를 처방하지 않은 군에 비해 활발히 일어난다는 점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항생제 처방 시 위산억제제 동시 처방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위산억제제의 과다 사용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에 영향을 줘 카바페넴 내성 장내 세균 감염증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항생제와 위산억제제의 적정 사용 전략을 마련하고 효과를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승순 교수는 “카바페넴 내성 장내 세균 감염증은 현재 치료제가 제한적이며 균혈증이 생기면 사망률도 높아 전 세계적으로 긴급한 항생제 내성 위협으로 보고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가 임상에서 위산억제제 남용을 줄여야 하는 근거 자료를 마련했다”면서 “향후 다제내성균 치료 및 저감을 위해 임상적 관리 방안을 세우고 마이크로바이옴 활용법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피인용도(IF, Impact Factor) 12.2를 기록한 미생물학 분야 상위 7.69%의 세계적인 국제학술지 ‘Gut Microbes’에 게재됐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