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KFA)가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신임 감독으로 홍명보 K리그1 울산 HD 감독을 내정한 배경을 밝혔다.
이임생 KFA 기술총괄이사는 8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진행한 언론 브리핑에서 선수단을 장악하는 능력 등을 거론하며 홍명보 감독의 장점을 설명했다. 아울러 현재 협회가 처한 상황 등을 설명하면서 홍 감독을 선임할 수밖에 없었던 사유를 8개 조항으로 구분해 발표했다.
KFA 측을 대표해 이임생 이사가 언급한 8개 항목은 △빌드업 등 전술적 측면 △원팀을 만드는 리더십 △연령별 대표팀과 연속성 △감독으로서 성과 △현재 촉박한 대표팀 일정 △대표팀 지도 경험 △외국 지도자의 철학을 입힐 시간적 여유의 부족 △외국 지도자의 국내 체류 문제 등이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2월16일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이 경질된 직후부터 차기 사령탑 물망에 올랐다. 당시 K리그 개막을 앞두고 울산 HD 팬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등 여론이 좋지 않자 축구협회는 방향을 선회해 ‘임시 감독 체제’를 운영한 바 있다.
지난 주말 울산으로 내려간 이임생 이사가 ‘삼고초려’ 하자 수락 의사를 밝힌 홍 감독은 2027년 1∼2월 열리는 사우디아라비아 아시안컵까지 약 2년6개월 임기를 받았다.
이 이사는 홍 감독이 ‘원팀 정신’을 만드는 데 탁월한 지도자라고 강조했다. “연령별 대표팀과 연속성이 중요해 국내 지도자를 선임했다”고도 말한 이 이사는 “지난해 데이터를 분석했을 때, 기회 창출과 빌드업, 압박 강도 모두 1위였다”고 홍 감독의 전술 역량을 칭찬했다.
이어 ‘측면 뒷공간의 효율적 공략’ 등을 언급하며 울산에서 홍 감독이 보여준 전략이 대표팀에도 적용할 만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활동량이 10위에 그친 점에 대해선 “효과적으로 경기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울산은 개성이 강한 스타급 선수들이 많이 포진된 구단이지만, 홍 감독 특유의 카리스마로 팀을 장악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이사는 “외국 지도자와 비교했을 때, 울산에서 K리그1 2년 연속 우승을 달성한 홍 감독의 성과가 떨어지지 않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1무2패로 탈락하면서 감독직을 내려놨던 과거도 오히려 경험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한편 이 이사는 지난 2일 다비드 바그너, 거스 포옛 등 외국인 감독과 면담을 위해 유럽 출장을 다녀왔지만 별 소득을 올리지 못했다. 이 이사는 “오는 9월 2026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이 시작하는데, 외국 지도자들은 한국 대표 선수를 파악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봤다”며 “그들의 철학을 입히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