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KFA)가 정치권이 요구한 전력강화위원회 회의록 제출을 석연치 않은 이유로 거부했다.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일 대한축구협회에 전력강화위원회 회의록 등 제출을 요구했다. 하지만 협회는 “회의 내용 중 연봉 등 협상 내용이 포함되어 있고, 위원들의 자유로운 의견 개진 보장을 위해 회의록을 공개하지 않음”이라는 이유를 들며 회의록 공개를 거부했다.
전 의원은 “절차가 합리적으로 운영되지 않은 것 아니냐는 문제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축협의 행정이 타당했다면 이를 살펴보기 위한 회의록을 제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면서 “발언한 위원들 및 감독 후보들의 이름 및 연봉액을 익명처리하는 등의 방법으로 충분히 제출할 수 있음에도 회의록을 일괄 제출하지 않은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협회를 비판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은 경질 후에 해외 방송에 출연하면서 KFA 내부 정보를 유출하고 있다. 선수단 불화설마저 클린스만이 터뜨린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KFA는 이에 대응은커녕 100억원의 달하는 위약금만 퍼주고 멍하니 보고 있던 상황.
그런 KFA가 박주호의 내부 폭로에 이례적으로 단 하루 만에 대응에 나섰다. 박주호는 홍명보 감독 선임 직후 자신의 SNS에 대한축구협회 내부자로서 그들의 불공정함을 고발했다. KFA는 박주호 위원 의견에 반박하며 법적 고발을 준비한다고 할 정도로 강경 대응에 나섰다.
전 의원도 크게 반발했다. 그는 “심지어 축협이 전력강화위원 중 한 사람인 박주호 전 선수의 문제 제기를 두고 형사 고발 등을 언급하며 신속하게 대응한 점에 크게 개탄한다. 공익적 목적으로 발언한 박 전 선수에 대한 법적 대응은 이뤄져선 안 될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 의원은 K리그 흥행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점도 지적했다. 현행 ‘축구국가대표팀 운영규정’에 따르면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된 자가 구단에 속해 있을 경우 당해 구단의 장에게 이를 통보하고, 소속 구단 장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에 응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는 “제도적으로 구시대적인 K리그 감독 강제 차출 규정이 K리그 팬들을 무시하고 있다. 지금 선두 경쟁을 하고 있는 울산 HD 팬들은 두 손 놓고 있다 시즌 중에 감독이 사라진 꼴이 됐다. 이는 폐지돼야 하는 규정”이라고 힘줘 말했다.
끝으로 전 의원은 “우리 사회가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이길 희망한다. 어린이들을 비롯해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어야 하는 대한축구협회가 원칙과 상식에 따라 투명하게 운영되길 요청한다”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