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이앤씨가 차기대표 인선에 착수했다. 자회사인 DL건설 박상신 대표가 유력하다. 대림산업 시절 회사를 이끌었고, 요직도 겸하고 있다. 그가 선임되면 회사 분리 이후 첫 내부 출신 대표가 된다.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는 내달 14일 임시 주주총회를 연다. 이날 박상신 대표 선임 여부가 확정될 전망이다. 회사는 이를 위해 오는 24일 주주소집 총회 공고를 낸다.
박 대표는 DL건설 전신인 삼호 출신으로, 대림산업 당시 건설사업부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는 지난 1일 DL건설 대표로 선임됐다. 아울러 DL이앤씨 주택사업본부장도 겸직하고 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22일 “(대림산업 재직당시) 주택경기가 좋아서 실적이 좋았다”라며 “주택경기 위기, 부동산 위기돌파가 우선 과제라 그게 선임 배경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박 대표가 DL이앤씨 대표를 겸직한다면 2021년 인적분할 이후 첫 내부 인사가 된다. 이전엔 모두 외부에서 영입됐다. 초기 수장인 마창민 전 대표는 LG전자 MC사업본부 상품전략그룹 전무, 2대인 서영재 전 대표도 LG전자 비즈니스솔루션(BS)사업본부 IT사업부장 전무 출신이다.
외부인사 선임가능성은 낮다. 공백기를 조금이라도 줄여야 하는 만큼 내부 사정에 정통한 인사가 적합하다는 데 의견이 모인 듯 보인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시간이 촉박해서 (외부에서 후보를 찾기) 힘들다”고 밝혔다.
차기 대표가 짊어질 과제는 많다. 잦은 중대재해로 얼룩진 이미지를 개선해야 한다.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후 지난해까지 DL이앤씨 현장에서 8명이 사망했다. 단일기업 최다다. 최근 울릉공항 건을 더하면 사망자는 9명으로 늘었다.
실적도 끌어올려야 한다. 회사 1분기(1~3월)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32.5%, 당기순이익은 71.1% 감소했다. 증권가는 올해 1분기 실적 부진에 회사 목표주가도 하향 조정했다.
차기 대표는 신사업도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 서 전 대표는 신사업과 혁신, 리스크 관리 등 3가지 과제를 수행할 적임자로 평가받았다. 서 전 대표는 선임된 지 2개월만에 물러났다.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신사업과 혁신은 변함없이 추진해야 한다. 이는 전체적인 방향성”이라며 “주택 포션이 가장 크니까 (대표이사가 된다면) 역할을 많이 해줘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서 전 대표는) 본인 의사로 그만둔 걸로 안다”라며 “어떻게 보면 신임 대표의 ‘허니문’ 기간인데 어떤 심경 변화가 있었는지 전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