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청약’ vs ‘미분양 무덤’ 청약 시장 온도차 지속 

‘로또 청약’ vs ‘미분양 무덤’ 청약 시장 온도차 지속 

서울, 청약 경쟁률 148대 1 기록
지방, 미분양 적체…분양 한파

기사승인 2024-08-04 06:00:12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송파구와 강남구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곽경근 대기자

부동산 청약 시장 수도권과 지방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서울은 고분양가 논란에도 높은 경쟁률을 이어가는 가운데 지방은 미분양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청약 열풍이 불고 있다. 부동산인포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청약 결과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1~7월 서울 평균 청약 경쟁률은 148.87대 1에 달했다. 이는 전국 1순위 청약 경쟁률 12.47대 1의 12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서울 지역은 고분양가 논란에도 신축 수요가 높아지며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16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서울 성북구 장위 6구역 ‘푸르지오 라디우스 파크’ 전용면적 84㎡ 분양가는 12억원으로 앞서 분양한 장위자이레디언트(10억2300만원) 대비 2억 오른 수준으로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365가구 모집에 1만2830명이 몰리는 등 3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 지역은 수요 대비 공급이 적었고 건설 자잿값 인상으로 인해 분양가가 더 오를 것이란 우려가 이어지며 과열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로또 분양’이 잇따르며 경쟁률 상승을 견인했다. 약 20억원의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펜타스’는 114가구(특별공급) 모집에 4만183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352.5대 1을 기록했다. 래미안 원펜타스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단지로 분양가는 전용면적 59㎡는 최고 17억4000만원, 84㎡ 23억3000만원에 책정됐다.

그러나 인근 래미안 원베일리가 84㎡ 기준 40억원대 거래가를 형성해 시세차익이 기대돼 많은 수요가 몰렸다. 

반면, 지방은 미분양이 속출하는 등 경기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지난 1~7월 지방광역시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1.57대 1로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지방도시 평균도 12.04대 1로 전국 평균(12.47대 1)을 밑돌았다. 

대형 건설사 브랜드 아파트도 지방에서 미분양을 면치 못하는 등 고전하고 있다. 지난달 대우건설이 부산 동구에 분양한 ‘블랑 써밋74’는 총 7개 타입 중 94㎡A(5.23대 1)와 247㎡A(6.00대 1)를 제외하고 미달됐다. 이외에도 강원 원주 모아엘가 그랑데는 260채 모집에 61명 지원에 그쳤고, 경북 성주 성주숲 대유 리엘아파트도 137채 모집에 14명만 지원해 미달됐다.

미분양 해소도 더뎌 미분양 물량만 쌓이고 있다. 지난달 31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지난 6월 기준 주택 통계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7만4037가구로 조사됐다. 이 중 80%에 달하는 물량이(5만8986가구) 지방에 위치했다. 미분양이 가장 많은 지역은 대구로 총 9783가구가 미분양 물량이다. 이어 △ 경기 9956가구 △ 경북 7876가구 △ 충남 5536가구 △ 경남 5217가구 △ 부산 5205가구 △ 강원 4740가구 △ 인천 4136가구 등 순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가 더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연구위원은 “서울과 지방, 주택 유형에 따른 양극화가 심화고 있는데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도 “공급 물량이 적었던 서울과 수도권은 청약이 잘될 것 같은데 문제는 지방”이라며 “지방에서도 일자리가 탄탄하고 분양가가 저렴한 곳은 청약 경쟁률이 잘 나올 것으로 보이지만 전체적으로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
조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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