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임승차로 인한 지하철 운행 손실이 연간 6000억원을 넘어섰다. 이 중 절반 이상이 서울에서 발생했다. 손실 보전을 위해 국비가 지원되지 않는 한 지하철 요금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7일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김지향 의원(국민의힘)에 따르면 전국 지하철 운송기관의 무임(승차)손실은 2023년 기준 617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서울교통공사가 무임수송으로 인해 떠안은 손실금은 3663억원으로 전체 59.3%를 차지했다. 손실은 2020년 2643억원에서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무임손실은 ‘도시철도 교통약자 무임승차 제도’가 도입된 이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전체 인구의 20% 이상이 65세 이상 노령층인 초고령사회를 눈앞에 두고 있는 점도 손실 규모가 더욱 키운다.
이와 관련 김 의원은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인구는 올해 993만8235명이고, 내년에는 1058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65세 이상 노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지하철 무임승차는 1984년 시행 이후 40년 가까이 바뀌지 않고 시행 중임에 따라 지하철을 운용 중인 지자체의 재정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이같은 무임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매년 약 2000억원을 재정지원하고 있다. 또한 공사채 발행 등을 통해 남은 손실 부분을 메운다. 손실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설 경우에는 요금 인상을 추진하기도 한다. 실제 서울시는 오는 10월부터 지하철 요금을 150원 인상할 예정이다.
전문가들과 지자체에서는 이런 손실 구조를 해결하기 위해 65세 이상 노령층에게 요금을 받거나 정부에서 직접 예산을 투입해 지원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준석 의원(개혁신당)이 주장했던 65세 이상 지하철 무임승차 폐지의 경우 정치적 논란이 큰 부분이라 정부 보조금 지원이 실질적인 해법으로 떠오른다. 이를 위해선 도시철도법 등 관련 법체계 개정이 필수적이다.
김 의원은 “이와 같은 적자로 지하철 노후시설 재투자가 어려워지면서 서울 같은 경우 1980년대 제작된 차량이 여전히 운행 중이다. 천장 마감재가 내려앉고 냉난방 시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역사가 방치돼 시민 안전과 편의는 후퇴하고 있다. 또한 일반인의 요금부담은 가중되면서 세대 간 갈등도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하철 노후시설 재투자를 위해 무임수송 손실비용을 국비 지원하는 것이 국민 안전과 편의 개선은 물론 10년 이상의 요금인상을 억제해 국민 가계부담을 덜어주고, 어르신 무임승차 논란을 해소할 수 있는 일거삼득의 전략”이라며 ‘도시철도 무임수송 손실에 따른 국비 지원 촉구 건의안’을 서울시의회에 대표발의, 정부의 관심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