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갈등 상황에 더해 코로나19 유행까지 겹치며 응급실 과부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환자를 포함한 응급실 내원 경증·비응급 환자의 추가 분산 대책을 시행해 중증응급환자 진료를 위한 여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2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최근 응급의료기관 408개소 중 5개소(1.2%)에 일시적으로 진료 제한이 발생했다. 응급의료기관에 근무하는 전공의 약 500여명이 이탈하며 이전과 동일한 형태의 진료를 제공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최근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응급실 내원 환자 수가 평시 수준을 상회하고 있다. 백영하 복지부 재난의료대응과장은 20일 출입기자단 대상 설명회를 통해 “응급실 방문 환자 중 코로나19 환자는 8월 둘째주 기준 7% 정도로 집계된다”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응급실 과부하를 해소하기 위해 추가 분산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현재 응급실 방문 환자의 약 44%는 경증·비응급 환자이며, 이 가운데 코로나19 환자 역시 95% 이상은 중등증 이하에 해당해 응급의료기관이 아닌 동네 병·의원에서도 진료가 가능했다.
복지부는 경증·비응급 환자들을 동네 병·의원으로 적절히 분산해 중증응급환자 진료를 위한 여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공공병원 등에 야간·주말 발열클리닉을 운영하고, 코로나19 거점 병원으로 운영된 경험이 있는 병원들을 협력병원으로 지정해 코로나19 환자의 입원 치료를 적극 시행하기로 했다.
정통령 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각 지자체에 발열 클리닉 지정을 포함한 응급 진료 계획을 목요일(22일)까지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며 “목요일에 행정안전부 주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점검한 뒤 빠른 시일 안에 야간·주말 발열클리닉이 본격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악화될 경우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270병상)과 긴급치료병상(436병상) 보유 병원 및 중앙·권역 감염병 전문병원 등 감염병 관련 의료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해 대응할 방침이다.
정 정책관은 “인력이 이탈한 상황에서 이전과 똑같이 (응급실을) 운영할 수 있는 마법은 사실 없다. 500명 정도 되는 (전공의) 인원을 대체할 만한 인력을 확보하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도 “군의관·공중보건의사 중 응급의학 전문의가 부족할 경우 핵심적 진료 과목을 담당하는 전문의를 배치해 진료 차질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