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의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이 무늬만 한동훈표인 ‘수박 특검법’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지난 7·23 전당대회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러닝메이트로 활동한 바 있다.
박 의원은 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제3자 특검의 핵심은 대법원장이 추천하는 것인데 그것만 수용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겉과 속이 다른 수박 특검법”이라며 “한 대표는 실질적 중립을 요구한 건데 구조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수박 특검법’이라고 이름 붙인 것은 이재명 대표의 지지자들이 과거 비명계가 ‘겉과 속이 다르다’는 것을 지적할 때 ‘수박’이라고 했던 것을 그대로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그는 “네 명을 대법원장이 추천할 수 있게 하고 그중 두 명을 민주당이 고르는 방식”이라며 “마음에 들지 않으면 비토할 수 있어 결국은 민주당이 원하는 방식을 고집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비토권을 전부 사용하려면 쉽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비토권을 사용하지 않으려면) 어렵게 이를 넣을 필요가 있냐. 대법원장을 믿고 좋은 분을 추천하도록 법안을 만들었어야 한다”며 “만의 하나를 고려해 비토권을 넣어 민주당이 주도권을 쥐겠다는 뜻”이라고 답변했다.
박 의원은 한 대표가 민주당의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 통과를 위해 주변을 설득할 일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탈표에 대해서도 추가로 늘어날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추가 이탈표가 발생하지 않는다. 한 대표는 국민이 제기하는 의혹을 객관적으로 풀어보자는 뜻”이라며 “그러나 민주당의 발의안은 독소조항이 많아 친한동훈계 의원도 받아들일 생각이 하나도 없다”고 전했다.
이어 “한 대표는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을 할 생각이 있다. 민주당은 원하는 대로 해주겠다고 말하고 이런 식으로 특검법을 발의하면 안 된다”며 “진의를 수용했다면 한 대표의 의견대로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을 외면하면 정치적으로 큰 장애물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국민이 특검을 원하는 여론이 많은데 어떻게 뭉개고 가냐. 9월이나 10월 중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결과가 나오게 될 것”이라며 “그때 국민 여론을 보고 당내 공감대를 만들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공수처 수사 결과를 보는 것은 대통령실의 뜻과 같지 않냐’는 물음에는 “용산은 특검의 명분을 떨어뜨리기 위한 차원에서 말하는 측면이 있다. 한 대표는 국민의 눈높이에 가까이 가려는 스타일”이라며 “실제 여론과 당내 여론을 모아가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이 친한계와 친윤계를 분열시키려는데 이간계에 그대로 당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한 대표가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을 포기했다는 보도에 대해 ‘오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텔레그램 방에 있는 얘기를 보여 드리고 싶다. 한 대표가 그 기사를 올리고 오보라고 말을 했다”며 “약속을 지킬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민주당의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의 발의 배경을 두고 “한 대표를 계속 공격하면 궁지에 몰릴 것으로 보고 다른 움직임을 취할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립적으로 사건을 밝히는 안이어야만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