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제3자 특검법)’을 수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61.2%를 기록했다. 정치권은 한 대표의 ‘제3자 추천’과 야권의 ‘무제한 비토권’이 다르다는 점을 국민의힘에서 제대로 알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11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야권이 추진한 제3자 특검법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여당의 반발에도 ‘김건희·채상병 특검법’을 법사위에서 단독통과시켰다.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한 대표가 제안한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을 국민의힘 내분용으로 다시 내놨다”며 “대법원장 추천이라는 모양을 갖추고 무제한 비토권으로 마음에 들 때까지 민주당이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렇게 해 놓고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을 만들었으니 받아야 한다고 선전하고 있다”며 “대법원장과 대법원 행정처장도 신중이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야권이 추진한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에는 대법원장의 특검 추천권과 야당의 비토권이 포함됐다. 대법원장 추천 특검 4명 중 야권이 2명을 추천하고 대통령은 이 중 1명을 임명해야 한다. 그러나 대법원장의 추천이 야당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무제한 비토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지난 7~9일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1025명을 대상으로 ‘한동훈 대표의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 수용 여부’ 질문에 ‘수용해야 한다’ 61.2%, ‘수용하지 말아야 한다’ 22.9%로 집계됐다. 잘모름·무응답은 15.9%로 나타났다.
지역별 수치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수용 요구가 가장 높은 지역은 호남권(75.6%)으로 나타났다. 뒤이어 인천·경기 64.4%, 서울 62.4%, 충청권 57.9%, 부산·울산·경남 51.9%, 대구·경북 51.8%로 집계됐다.
전문가는 민주당의 무제한 비토권으로 대법원장이 ‘심부름꾼’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원하는 인물이 올라오기 전까지는 특검 임명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국민의힘이 ‘제3자 특검법’의 차이점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해 여론이 급격히 기울었다고 지적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11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민주당의 제3자 특검법은 대법원장을 ‘심부름꾼’으로 사용해 원하는 결과를 만드는 내용이다. 사실상 심부름꾼 특검”이라며 “한 대표의 안은 제3자가 특검을 추천하는 매우 다른 특검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민주당의 제3자 특검법 홍보에 ‘한 대표가 이를 왜 수용하지 않나’ 비판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국민의힘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탓이다. 내용을 제대로 알려 정치적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유선 전화면접(10.0%), 무선 ARS(90.0%)를 병행해 진행됐다. 응답률은 3.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 3.1%p다. 표본 추출은 유무선 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 방식이며 통계보정은 2024년 8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성·연령·지역별 가중값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한길리서치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