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1109억원을 들여 설치한 세운상가 공중보행로 철거를 두고 시민 의견을 듣는다.
서울시는 오는 23일 오후 4시 중구 구민회관 소강당에서 세운상가 일대 도시재생활성화계획 변경(안)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도시재생활성화계획 변경(안)은 세운상가 일대 도시재생활성화사업이 대부분 마무리됨에 따라 이들 사업에 대한 완료 조치를 담고 있다. 이와 함께 세운상가 일대 공중보행로 일부 구간을 철거할 계획이다. 시는 활성화를 위해 재생사업으로 설치했으나 이용이 저조하고 지상부 보행 및 가로환경을 저해한다는 비난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세운상가 일대 공중보행로는 세운상가에서 청계·대림상가, 삼풍상가·PJ호텔, 인현·진양상가까지 약 1㎞ 구간에 설치됐다. 이번 변경(안)에는 삼풍상가와 PJ호텔 양측 약 250m 구간에 설치된 철골구조의 보행교 구간에 대한 시설폐지가 포함된다.
세운상가 일대 공중보행로 일일 보행량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계획 당시 3층 보행로의 일일 보행량은 10만5440건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실제로는 1만731건으로 예측치의 11%에 그쳤다. 지상부 보행량도 설치 전과 비교해 3만8697건에서 2만313건으로 40% 이상 감소했다. 이에 지난달 감사원은 감사 결과에서 “공중보행로가 당초 사업의 목적인 보행량 증대를 통한 세운상가 일대 재생에 기여하지 못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삼풍상가~PJ호텔 보행교 구간도 일평균 보행량이 계획 당시 2만6360건으로 예측됐으나 실제는 그 6.7%인 1757건에 불과했다. 또 보행교 설치로 하부의 일조가 차단되고 누수 등 문제로 시민 이용이 불편하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에 시는 이 구간 보행교를 우선 철거한다는 계획이다. 세운상가 등 건물과 연결된 나머지 구간은 세운지구 재정비촉진계획에 따른 상가군 공원화 사업과 연계해 단계적으로 철거하고 공원으로 조성한다.
시는 이번 공청회를 시작으로 서울시의회 의견 청취와 관련 심의 등을 거쳐 이르면 내년 상반기 철거 및 보행환경 개선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다.
조남준 도시공간본부장은 “공중보행로 설치 등 도시재생사업으로 지역을 활성화하고자 했으나 성과에 있어서 한계와 비판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이번 공청회를 통해 공중보행로 등 재생사업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을 듣겠다. 지역 주민들이 불편해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더 좋은 방안이 있다면 조기에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