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0.5%p 인하하는 ‘빅 컷’을 단행했다. 국내 금융당국은 높은 경계심을 갖고 대내외 상황 변화에 긴밀히 대응하기로 했다.
최상목 부총리는 19일 오전 서울지방조달청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정책금리 인하 결정에 따른 국제 금융시장 동향과 국내 금융·외환시장 상황에 대한 평가 및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이 참석했다.
앞서 미 연준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5.25∼5.50%에서 4.75∼5.0%로 0.5%p 인하했다. 이번 결정으로 역대 최대 수준을 이어갔던 한국과 미국 간 기준금리 차이는 상단 기준 2.00%p에서 1.50%p로 줄어들었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는 지난 2020년 3월 이후 약 4년6개월만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9월 FOMC에서 위원들은 기준금리의 적절한 경로에 대한 개별 평가를 작성했다”면서 “경제가 예상대로 발전하면 올해 말 기준금리의 적절한 수준이 4.4%, 내년 말 3.4%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최 부총리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를 두고고 “글로벌 금융시장은 이미 빅컷에 대한 기대감이 일부 선반영돼 비교적 안정적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을 계기로 팬데믹 대응 과정의 유동성 과잉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공급망 충격이 중첩되면서 촉발됐던 글로벌 복합위기로부터 벗어나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8월 초 미국발 글로벌 증시 급락에서 보듯 통화정책 전환 과정에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상존하며 중동과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 대선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도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금융당국 수장들은 여전히 대외 불확실성이 큰 만큼 필요시 상황별 대응계획에 따라 시장안정 조치를 신속히 시행할 수 있도록 대응체계 유지에 만전을 기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여기에 가계부채,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리스크 요인도 철저히 관리해 나가기로 했다.
최 부총리는 국내 경제의 리스크 중 하나인 가계부채에 대해서는 “주택거래 증가가 시차를 두고 반영되며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증가했다”며 “이달 시행한 정책 효과 등이 가시화되면서 상승 폭이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만일 주택시장이 과열되거나 가계부채가 빠르게 증가할 경우에는 추가적 관리수단을 적기에 과감하게 시행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