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자산운용의 ‘발해인프라투융자회사’(발해인프라) 일반청약이 미달하며 흥행에 실패했다. 공모주 시장 침체로 투심이 감소한 결과로 풀이된다. KB자산운용은 상장 후엔 주가 흐름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8~19일 양일간 진행된 발해인프라 일반청약 경쟁률은 약 0.27대 1이다. 주관사별 경쟁률은 KB 0.31대 1, 대신 0.4대 1, 키움 0.05대 1 수준이다. 청약건수는 6000여건, 청약금액은 120억원이 모였다. 공모가는 8400원이다. 공모주 일반청약 미달은 지난해 3월 한화리츠 상장 이후 1년8개월 만이다. 청약 미달 물량은 총액 인수 계약을 맺은 주관사단이 떠안는다.
발해인프라는 2006년 국민은행·국민연금·공무원연금·사학연금 등 17개 기관투자자들이 1조2000억 원을 출자해 설립한 공모인프라 펀드다. 투자자산은 대구부산고속도로·수석호평도시고속도로·산성터널·용마터널·수원북부순환도로 등이다.
발해인프라는 높은 배당수익과 분리과세 혜택, 경쟁펀드인 맥쿼리인프라에 이은 두 번째 공모 인프라 펀드이자 상장 시 국내 1호 공모 인프라 펀드라는 점을 경쟁력으로 삼았다. 하지만 시장은 달아오르지 않았다. 발해인프라는 기관 수요예측에서 3.9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모물량도 2381만주에서 1904만주로 축소됐지만 청약률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국내 주식시장 부진과 새내기주 급락이 불러온 공모주 시장 침체가 청약 미달 원인으로 지목된다. 시장 침체로 상장 철회도 잇따르고 있다. 케이뱅크, 에이스엔지니어링, 미트박스글로벌, 동방메디컬이 줄줄이 상장을 연기 또는 철회했다.
이밖에 자산만기 잔존이 짧고 특정 자산 집중도가 높은 점도 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요즘 IPO 시장이 좋지 않다”며 “개인 투자자가 IPO에 참여하는 이유는 단기 차익인데 반해 인프라 펀드는 장기투자에 의한 배당수익”이라고 언급했다. 투자 성격이 다르다는 것. 이어 “인프라 펀드 같은 특성 있는 상품은 개인과 기관이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긴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공모주 시장 투심 악화를 원인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KB자산운용은 상장 후엔 일반투자자 자금이 몰릴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발해인프라는 오는 29일 상장한다.
KB자산운용 측은 “최근 국내 주식시장 침체와 시장 변동성 확대로 신규 상장 주식들이 공모가를 밑돈 영향이 있었던 듯하다”라면서도 “발해인프라는 공모가 기준으로 7% 이상 분배율이 지급되는 구조라 상장 이후에도 주가 흐름이 양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상장 후 연말까지 한 달만 보유해도 분배금 325원이 지급될 예정이라 개인 관심이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