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비대위, 내년 의대 모집 중지 촉구…“10년 이상 후유증 이어져”

의협 비대위, 내년 의대 모집 중지 촉구…“10년 이상 후유증 이어져”

경자학자 ‘선무당’, 대통령·정부 ‘눈먼 무사’ 비유
의정 대화 조건 ‘신뢰 회복 조치’ 제시
“의료 농단에 강력히 저항하고 투쟁”

기사승인 2024-11-22 15:27:20
박형욱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전날 열린 첫 회의 결과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가 내년 의대 교육 파행이 불가피하다며 재차 내년도 의대 신입생 모집 중지를 정부에 촉구했다.

박형욱 의협 비대위원장은 22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비대위는 ‘선무당’과 ‘눈먼 무사’가 벌이는 의료 농단에 대해 강력히 저항하고 투쟁할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는 사태를 해결할 생각 없이 시간 끌기로 일관하고 있고, 내년부터 의과대학 교육은 파행을 겪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학자들을 ‘선무당’에, 윤 대통령과 정부를 ‘눈먼 무사’에 빗댄 것이다.

박 위원장은 “윤 정부는 사회 각 분야의 문제점을 깊게 이해하고 정교하게 개선하는 게 아니라 눈먼 무사처럼 마구 칼을 휘둘러 왔다”면서 “대통령 주변에는 우리나라 의료체계의 중층적 규제를 이해하지 못하고 잘못된 조언을 하는 선무당 경제학자도 많다”고 비판했다.

이어 “3000명을 교육할 수 있는 환경에서 갑자기 6000명, 7500명의 의대생을 교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정부가 이를 무시하면 의대 교육 환경은 파탄으로 갈 것이며, 그 후유증은 10년 이상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내년에 의대 증원에 반대해 휴학한 의대생(예과 1학년)들이 복귀하면 신입생까지 포함해 기존 정원의 두 배가 넘는 7500명가량이 수업을 받게 돼 의학 교육이 어렵다는 것이다.

박 위원장은 의대 모집을 정지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1990년대에 교육부가 ‘정상적으로 교육을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세종대 입학 모집을 정지시킨 적이 있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수험생의 혼란을 고려해야 하는 건 맞지만 대학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이미 입학해 있는 학생들을 제대로 교육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여부에 대해선 “안건으로 상정되려면 위원들이 동의해야 하는데 한 분도 그런 의견을 말씀하신 분이 없어 논의 자체가 안 됐다”라며 “‘정부가 그동안 저지른 것을 그냥 받아들여라’라는 형태의 협의체는 의미가 없다는 것이 비대위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라고 전했다.

박 위원장은 의정 대화 조건으로 그간 여러 차례 강조한 ‘신뢰 회복 조치’를 들며 “정부가 내년 의대 정원에 대해 어떤 조치를 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 한덕수 국무총리,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박민수 복지부 차관 등을 거론하며 “이들은 편하게 지내고 의대생과 교수들만 10년 이상 후유증을 앓을 것”이라고도 했다.

박 위원장은 “비대위는 끝까지 이들과 여당의 책임을 추궁할 것이며, 의료 농단에 강력히 저항하고 투쟁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비대위는 오는 27일 2차 회의를 열고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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