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도 진료 는다…몸집 불리는 발기부전치료제 시장

2030도 진료 는다…몸집 불리는 발기부전치료제 시장

발기부전치료제 시장 규모 1900억원 전망
인식 변화 등에 따라 젊은층 처방 증가세
“가짜약 구입 우려도…진료 통해 처방 받아야”

기사승인 2024-11-28 09:45:38
게티이미지뱅크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이 호황기를 맞고 있다. 중년에 이어 청년에게도 주목을 받으면서 시장의 몸집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이 3년 연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의약품 조사기관 아이큐비아의 조사 결과, 지난해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 규모는 1369억원으로, 전년 대비 6.1% 증가했다. 2020년 977억원, 2021년 1183억원, 2022년 1291억원으로 매년 최대치를 기록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이 올해 19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에선 특히 실데나필 성분 의약품 매출이 돋보인다. 한미약품의 ‘팔팔정’의 경우 전체 시장에서 17%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10년 연속 점유율 1위 타이틀을 이어가고 있다. 누적 원외 처방 규모만 해도 4000억원을 넘어선다. 2020년 198억원에서 지난해 237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그리고 있다. 비보존제약도 지난 8월 실데나필 성분 치료제인 ‘브이그라정’을 출시했는데, 시장에 나온 지 두 달 만에 누적 매출 1억원을 기록했다. 

발기부전 치료제 시알리스 성분 의약품도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종근당의 ‘센돔’은 지난해 125억원의 매출을 이끌어내며 전년 대비 7.2% 상승했다. 전체 매출에선 2위에 등극했다. 한미약품의 ‘구구’는 작년 매출이 121억원으로 전년보다 12.3% 올랐다. 제약업계 관계자 A씨는 “고령화, 사회적 인식 변화 등에 따라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면서 “제네릭(복제약)이 100여개가 나올 정도”라고 설명했다. 

특히 2030세대 발기부전 환자가 증가하면서 치료제 시장을 키우는 상황이다. 제약업계 관계자 B씨는 “젊은 환자가 발기부전 치료제를 처방받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내과, 비뇨기과, 가정의학과 등 다양한 과에서 전반적으로 나타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2030세대, 발기부전 치료제 관심 증가…“불법 구매 지양해야”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발기부전으로 진료를 받은 20대는 2016년 905명에서 2020년 1267명으로 40% 늘었다. 30대는 같은 기간 1928명에서 2330명으로 20.8% 증가했다. 해당 자료는 비급여를 제외한 것으로, 임상 현장에서는 더 많은 환자가 병원을 찾는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섭 가톨릭의대 성빈센트병원 교수는 ‘젊은 남성 발기부전, 어떻게 치료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전체 발기부전 환자 4명 중 1명은 40대 이하의 젊은 환자라고 전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가격 접근성 제고, 예방적 처방 확대 등 다양한 원인이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신승제 비뇨의학과 전문의는 “오리지널 특허가 만료되면서 수많은 제네릭 의약품이 쏟아져 나왔고, 그만큼 가격도 줄어들어 접근성이 높아졌다”며 “혈류를 증가시키고 노폐물 축적을 방지하는 예방 목적의 처방도 증가하고 있다. 이를 위한 저용량 제품이 나오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발기부전 치료제는 내성이 없기 때문에 환자가 아닌 일반인의 접근성도 높다”며 “젊은 세대는 실질적 치료보다는 예방, 또는 자신의 즐거움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처방을 받는 추세”라고 부연했다. 

발기부전에 대한 인식이 개방적으로 변화한 것도 한몫했다. 최세영 중앙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쉬쉬하고 부끄럽게 생각했는데, 최근엔 성을 삶의 질을 따지는 지표 중 하나로 보고 개방적으로 질환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됐다”며 “즐거운 성생활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젊은 층에서도 치료제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늘어나는 처방 만큼 숨겨진 환자들이 많을 것으로 봤다. 여전히 발기부전 진료를 부담스러워하거나 꺼리는 환자들이 있어 불법적인 루트로 약을 구매하는 사례도 늘어날 것이란 판단이다. 실제 지난해 6월 160억원 규모의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를 제조, 판매하던 일당이 붙잡힌 바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해 1월부터 11일까지 온라인 의약품 불법 판매·알선·광고 행위를 점검한 결과에선 적발이 이뤄진 1만8331건 중 발기부전 치료제가 19.7%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다.

최세영 교수는 “발기부전 증상이 있어도 끙끙 앓고 고민을 털어놓지 못하는 분들이 여전히 있다”라며 “이런 분들 중에서 지하철역이나 온라인에서 광고하는 가짜약을 구입하고 부작용을 겪는 사례가 많다”고 했다. 이어 “실데나필 등 발기부전 치료제는 출시된 지 30년이 넘은 의약품으로, 안전하고 효과가 좋다”라며 “인식이 많이 바뀌었으니 주저 말고 진료를 받고 자신에게 맞는 약을 처방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신승제 전문의도 “온라인 등에서 불법적으로 판매하는 의약품은 신빙성이 떨어질 뿐더러 용량이 부정확하다는 문제가 있다”며 “개인마다 적절한 용량이 투여돼야 하는데 너무 과해서 부작용을 겪는 경우가 있다. 전문의와 상담한 뒤 처방 받길 권한다”라고 당부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박선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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