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온종합병원은 신경과, 신경외과, 노년내과, 정신건강의학과 등 관련 전문의들을 중심으로 '건망증클리닉'을 개설, 치매 조기진단에 병원의 진료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한국의 치매 환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올해는 1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보건복지부의 ‘대한민국 치매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 중 치매 환자 수는 92만3000명으로, 전체 노인 인구의 약 10%에 해당한다. 이는 지난 12년 사이 256%나 증가한 수치다. 또한, 치매 환자 중 여성의 비율이 약 71%로, 남성보다 2.5배나 높았다. 치매 환자의 의료비용은 2019년 15조여 원, 2050년에는 106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뇌에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인 건망증과 달리 치매는 기억력 저하 뿐 아니라 언어능력, 지남력, 판단력 등 여러 영역의 인지 기능이 저하되는 질병이다. 다만 건망증이 지속되고 심화된다면 치매의 초기 징후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대표적인 치매 선별 검사로는 MMSE(간이정신상태검사)와 CERAD(신경심리검사)가 있다. 이 검사는 치매의 가능성을 조기에 발견하는 데 유용하다.
특히 신경심리검사로 환기억력, 언어 능력, 시공간 지각 능력, 실행 기능, 문제 해결 능력 등 다양한 인지 기능을 평가해 치매의 유형과 심각도를 파악할 수 있다.
또 혈액이나 영상검사로도 치매가 진단 가능하다. MRI(자기공명영상검사), CT(컴퓨터단층촬영), 아밀로이드 PET(양전자방출단층촬영) 스캔 등의 영상 진단을 통해 뇌의 구조적 변화나 뇌 기능의 이상을 확인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치매를 초기에 발견, 조기 치료를 통해 진행을 늦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건망증클리닉’ 하상욱 과장(신경과전문의)은 “치매는 초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이 있을 때는 해당 전문의와 상담해 빨리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치매 초기에는 증상이 심하지 않기 때문에, 환자와 가족이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를 통해 치매의 진행을 늦출 수 있으며,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하 과장은 덧붙였다.
또한 독서, 글쓰기, 퍼즐 풀기 등의 두뇌 활동은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되고,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메모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도 건망증 예방에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