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을 위해 시민들이 행동하는 것이라 생각해요. (춤추고 노래하는) 집회를 보며 흥미진진했어요.” 윈(31·미국)씨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서울윈터페스타’ 축제를 즐기기 위해 미국에서 온 윈씨는 쿠키뉴스 기자에게 “시위를 보며 무섭진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오전부터 광화문광장을 중심으로 곳곳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가 열렸다. 평소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광화문광장이지만 이날은 비상계엄엄과 탄핵 정국으로 광장 주변 공간 대부분을 시위대가 차지했다.
광화문을 찾은 외국인들은 이 같은 시위 모습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윤석열 정부를 지지하는 보수단체의 집회를 찾은 현장 시민들이 한 손엔 태극기, 다른 한 손에 성조기를 흔들며 목소리를 높이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외국인 관광객도 있었다.
이날 광화문광장에서 만난 외국인 관광객들은 비상계엄 이후의 한국 안전과 K집회가 ‘무섭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아내, 10대 자녀와 한국 여행을 왔다는 멜 발레라(41·필리핀)씨는 “(계엄 선포 당시) 무슨 일이 일어난지 알 지 못해 무섭지는 않았다”며 “노래하고 춤추며 시위하는 모습을 보니 싸움이 없는 평화적인 집회로 보였다”고 말했다.
가족과 멕시코에서 여행 온 마리아나(36·여)씨는 “멕시코 출신이라 오늘 광화문 집회가 무섭지 않다. 사실 멕시코 상류층은 노동자와 가난한 자들의 빈곤을 보지 않아 이런 종류의 상황을 보는 게 익숙하다”며 “한국인들은 다른 국가처럼 (시위하며) 폭력을 일으킬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현장에서 목격한 K집회에 대해 비폭력과 연대의 힘을 보여주는 ‘진정한 민주주의’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앞서 로이터통신, 블룸버그통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주요 외신도 야광 응원봉과 최신 가요가 울려 퍼지는 모습을 K콘서트장을 연상케 한다며 큰 관심을 보인 바 있다.
마리아나는 “한국인으로서 국가의 대통령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표현할 권리가 있다”며 “멕시코에서도 정치적 차이가 크다. 우리는 여성의 권리를 위해 싸우고, 원주민의 권리를 위해 싸운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온 후진(31·여)씨도 “시민들은 목소리를 낼 권리가 있고, 이러한 집회는 좋은 행동”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