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주택 강자 삼성물산 ‘래미안’…두 달간 도시정비 2조원 돌파

돌아온 주택 강자 삼성물산 ‘래미안’…두 달간 도시정비 2조원 돌파

기사승인 2025-02-25 13:00:10
삼성물산이 수주한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래미안 글로우 힐즈 한남 전체 조감도. 삼성물산

국내 주택 사업에 소극적인 행보를 보이던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올초부터 적극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주택 강자 ‘래미안’이 돌아오자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올해 도시정비사업에서 총 2조239억원의 수주고를 기록했다. 단 두 달만에 2조 클럽 가입에 성공한 셈이다. 그동안 삼성물산의 정비사업 실적은 △2020년 1조487억원(2건) △2021년 9117억원(4건) △2022년 1조8668억원(5건) △2023년 2조951억원(4건), △2024년 3조6898억원(7건) 이다. 삼성물산은 올해 도시정비 수주 목표액으로 5조원을 잡았다.  

삼성물산은 지난 1월 정비 업계 대어로 꼽히는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수주에 성공한 뒤 강남권 등 주요 입지 수주를 노리고 있다.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권 확보는 정비 사업 수주 경쟁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남4구역은 용산구 보광동 일대를 재개발해 총 51개동 2331가구 규모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다. 사업비가 총 1조6000억원에 육박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한남4구역은 강북 한강변 노른자 땅으로 여겨지는 한남뉴타운 중에서도 입지가 좋은 데다 일반분양 비율이 높아 한남뉴타운 구역 내 사업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돼 왔다. 삼성물산은 ‘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 브랜드를 제안하며 공사비 1조5695억원(평당 938만원)을 제시했다. 

삼성물산은 이어 지난 22일 송파구 대림가락 아파트 재건축(이하 대림가락 재건축)의 시공사로도 선정됐다. 대림가락 재건축은 송파구 방이동 217번지 일대 3만5241㎡ 부지에 지하3층~지상35층 규모의 총 9개동, 867가구와 근린생활 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공사비는 약 4544억원 규모다.

특히 공사비 1조원 규모의 신반포4차 재건축 정비사업도 유력한 상황이다. 지난 17일 신반포4차아파트재건축조합은 삼성물산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통보 공문을 발송했다. 이 사업은 기존 12개동 1212가구를 철거하고 지상 최고 49층 12개동, 1828가구를 조성할 예정이다. 조합이 제시한 총 공사비는 1조310억원으로 3.3㎡당 공사비는 950만원이다. 두 차례에 걸친 입찰서 삼성물산이 단독 입찰해 수의계약으로 전환됐다.

강서구 방화6구역도 수의계약을 앞두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 1월31일 마감된 서울 강서구 방화6구역 시공사 선정 수의계약 입찰에 참여했다. 방화6구역 조합은 다음달 초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 계획이다. 방화6구역 재건축 사업은 서울 강서구 방화동 608의 97일대를 재개발해 지하 3층~지상 16층, 10개 동, 총 557가구를 짓는다. 

삼성물산이 방화6구역 시공사로 선정되면 방화뉴타운 사업에 처음 참여하게 된다. ‘제2의 마곡’으로 불리는 방화뉴타운은 방화 2·3·5·6구역에 4300여 가구가 조성되는 사업이다. 2003년 1월 뉴타운 지정 당시 9개 구역으로 나눠 재개발이 추진됐지만 1·4·7·8구역은 사업성 등의 이유로 뉴타운 구역에서 해제됐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사업성이 우수한 지역을 바탕으로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며 “여의도, 압구정, 성수 등 서울 핵심 지역 정비사업도 눈여겨보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물산의 공격적 수주 원인으로는 그룹 계열사 일감 감소가 지목됐다. 실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수주 물량이 대폭 줄었다. 2023년년만 해도 삼성전자 물량이 전체 수주 19조1000억원 가운데 12조2000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전체 수주 17조9000억원 가운데 하이테크 수주가 8조2000억원으로 비중이 절반 이하로 대폭 낮아졌다. 올해도 삼성물산의 삼성전자 관련 수주 목표는 6조7000억원으로, 전년 실적인 8조2000억원보다 18% 줄어들었다.

업계에서는 주택 강좌의 귀환에 긴장하는 분위기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삼성이라는 브랜드 파워가 강하고 실제 정비 사업현장에서 삼성을 선호하는 조합원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 평가했다. 이어 “다만 최근에는 사업 조건, 설계 등을 더 중요시하는 조합원들도 많다”고 밝혔다. 다만 “삼성과 경쟁을 하게 된다면 사업 조건이나 설계를 더 신경 쓸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마다 도시정비 수주 전략이 있기 때문에 삼성물산의 공격적인 수주 기조에 따라 기존 전략 자체가 바뀌지는 않는다”면서도 “선별 수주 전략을 고수하면서 조합원에게 가장 효과적인 제안서를 드릴 수 있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 밝혔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
조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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