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과학] '과일·채소 폐기 줄일 정밀센서'

[쿠키과학] '과일·채소 폐기 줄일 정밀센서'

생기원, 장기간 정밀 에틸렌감지센서 기술 개발
1㏙ 미만 초저농도 감지력 30일 이상 유지

기사승인 2025-02-25 16:03:39 업데이트 2025-02-25 18:21:05
‘Journal of Materials Chemistry A’ 2월호 표지논문으로 게재된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개발 에틸렌 감지센서 기술.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에틸렌은 식물 생장과정에서 자연발생하는 호르몬으로, 농도가 0.1㏙ 이상 올라가면 과일·채소의 숙성이 촉진돼 품질이 저하된다.

실제 유엔식량농업기구(FAO)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식품 생산량의 14%가 수확 이후 유통과정에서 손실된다.

장시간 지속형 에틸렌 감지센서 개발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하 생기원)이 식품 저장·유통단계에서 에틸렌을 감지해 농산물 폐기량을 줄일 수 있는 센서기술을 개발했다.

생기원 기능성소재부품연구그룹 정영규 수석연구원팀은 장시간 사용해도 정밀 측정이 가능한 ‘에틸렌 감지센서’를 개발했다.

현재 상용 에틸렌센서는 전기화학식이나 가스크로마토그래피 방식으로, 부피가 크고 가격이 높아 농가에 널리 보급하는데 제약이 따른다.

또 반도체식 센서도 고온에서 작동해 장기간 사용하기에 안정성이 낮고, 에틸렌처럼 반응성이 약한 물질의 선택적 감지가 어려운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아연산화물센서 소재 표면에 니켈 나노입자를 균일하게 용출하는 기술을 적용해 문제를 해결했다. 

촉매 용출법은 센서 소재물질 내부에 있던 특정 금속원소를 밖으로 끌어내 초미세 나노입자로 만드는 기술로, 용출된 니켈 나노입자는 아연산화물센서에 강한 결합으로 고르게 분포돼 장시간 에틸렌만 선택적으로 감지할 수 있다.

실험결과 니켈 용출법을 적용한 센서는 30일 간 장기 테스트에서 성능저하 없이 1㏙ 미만 초저농도 에틸렌까지 감지했다.

이 때 용출된 니켈 나노입자가 20~30㎚ 크기로 균일하게 성장해 에틸렌 감지 정밀도를 높이는 촉매 역할을 했고, 그 결과 부패 식품에서 발생하는 암모니아, 황화수소, 트리메틸아민 등 방해가스의 간섭 없이 에틸렌만 선택적으로 감지했다. 

아울러 니켈이 ‘화산 분화구(소켓구조)’ 모양으로 센서 소재 표면에 강하게 고정돼 고온의 센서 동작환경에서 장시간 안정적으로 에틸렌 감지를 가능케 했다.

이번에 개발한 센서는 상대 습도 80% 이상의 환경에서 감도 저하 없이 안정적으로 동작해 저장·유통 현장에서 활용도가 클 전망이다.

정 수석연구원은 “감지가 어려웠던 에틸렌 가스를 장기간 정확하고 안정적으로 감지할 수 있는 반도체식 센서를 개발하고 제작비용까지 저렴해 곧바로 현장 적용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총괄책임자인 최현석 생기원 수석연구원은 “물류창고 등 과실 저장시설에 에틸렌 센서를 보급할 수 있도록 한국식품연구원과 함께 실용화 연구를 공동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생기원 내부사업‘빅이슈 프로젝트’로 수행됐고,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Materials Chemistry A’ 2월호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논문명 : Ultra-selective and stable ethylene detection via exsolution of catalytic Ni nanoparticles in chemiresistive gas sensors)

(왼쪽부터)이지언 학생연구원, 권용중 선임연구원, 정영규 수석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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