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장 이어 국장도 수수료 ‘눈치싸움’…증권사 속내는

미장 이어 국장도 수수료 ‘눈치싸움’…증권사 속내는

기사승인 2025-02-27 06:00:05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현황판. 연합뉴스

다음달 4일 대체거래소(ATS) 출범을 앞두고 개인 투자자를 잡기 위한 증권사들의 수수료 인하 눈치싸움이 시작됐다. 해외주식 거래 수수료 인하에 이어 국내주식 거래 수수료 인하 움직임에 나서 전열을 가다듬는 모습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은 국내 주식 거래 수수료 인하를 검토 중이다.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조만간 수수료 인하 폭이 결정되는 대로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증권은 수수료 인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단 계획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증권사들의 국내 주식거래 수수료 인하 움직임은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의 수수료 조정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미래에셋, 한투증권은 다음 달 4일 ATS 도입을 앞두고 국내 주식 매매 수수료 정책을 변경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다음 달 4일부터 영업점관리계좌, 스마트영업점 비대면계좌(2017년 1월2일 이후 개설 계좌 기준)의 주식 거래 수수료를 오프라인 기준 0.49%에서 0.486%로 인하했다. 온라인 수수료는 0.14%에서 0.136%로 내린다. 다이렉트(비대면·은행)계좌는 오프라인 수수료는 같지만, 온라인 수수료는 0.010%로 조정한다. 앞서 한국투자증권도 금액 구간별로 달랐던 영업점 계좌 국내 주식 매매 수수료를 온라인 기준 한국거래소 0.147%, 넥스트레이드 0.146%로 조정했다. 

넥스트레이드 김영돈 본부장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대체거래소 출범에 대한 설명회를 진행했다. 이우중 기자

증권사들이 국내 주식 매매 수수료 인하를 고민하는 데에는 ATS 매매 체결 수수료가 낮아진 영향이 꼽힌다. 다음 달 4일 출범하는 ATS 수수료는 한국거래소 대비 약 30% 저렴하다. 한국거래소는 모든 거래에 대해 거래 대금의 0.0023%를 거래수수료로 부과하는데, ATS인 넥스트레이드는 0.0013%에서 0.0018%를 부과한다. 특히 ATS 수수료율은 4월30일까지 한시적 면제된다.

증권사 관계자 A씨는 “증권사마다 거래 수수료가 다르고, 또 금액 구간마다 거래 수수료가 다르다”며 “한국거래소와 ATS 간 수수료 차이가 있어 기준을 맞추는게 어렵다고 한다. 일괄적으로 (수수료를) 통일해야 하느냐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었지만, (각자) 인하하는 분위기로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ATS로 거래 시간과 주문 방식이 다양해지는 만큼 증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도 거래 수수료 인하 카드를 만지게 하는 요인이다. 증권사 전체 수익에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성은 크지 않지만 고객 기반을 단단히 하고,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증권사 관계자 B씨는 “주식 거래 수수료를 인하하면 거래 활성화 측면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며 “ATS가 도입되면 거래 시간이 늘어나고 시장이 활성화되면 더 많은 투자자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지 않겠나”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 C씨도 “(리테일 강자로 꼽히는) 키움증권이 과거 거래 수수료를 대폭 인하하면서 개인 투자자를 많이 유입했던 사례도 있었다”고 했다. A씨는 “시장이 어려울 때 기본 베이스인 리테일이 강하다는 것이 중요한 자산이 된다”며 “브로커리지 수수료 비중이 크진 않아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라고 귀띔했다. 

메리츠증권 본사 전경. 메리츠증권

다만 국내 주식 수수료 인하에 동참할 증권사가 많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미 메리츠증권이 내년 12월 말까지 온라인 전용 계좌를 통한 국내·미국 주식 거래 수수료와 달러 환전 수수료를 아예 받지 않는 초강수를 던진 탓이다. C씨는 “수수료 혜택 측면에선 현재 메리츠증권을 따라갈 수가 없다. ‘수수료 인하 경쟁’이라고 표현하기엔 상대가 안 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메리츠증권이 수수료 무료 이벤트로 짊어져야 할 수수료 비용은 최대 1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는 지난 19일 메리츠금융그룹 2024년 경영실적 IR에서 “단순한 비용 지출이 아니라 리테일 선도주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장기적 투자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