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韓 등 알래스카 가스 개발 참여 관심…정말 멋진 일”

트럼프 “韓 등 알래스카 가스 개발 참여 관심…정말 멋진 일”

기사승인 2025-03-05 15:36:45
4일(현지시간) 집권 2기 첫 의회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우리 정부가 무역 정책의 일환으로 미국 알래스카 LNG(액화천연가스) 개발 사업에 참여하려는 의사를 전달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이를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집권 2기 첫 의회 연설에서 한국 등이 향후 알래스카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사업에 참여하는 것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DC 연방 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나의 행정부는 알래스카에 세계 최대 규모 중 하나인 거대한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건설하고 있다”며 “일본, 한국, 그리고 다른 나라들이 각각 수조달러씩 투자하면서 우리의 파트너가 되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일은 여태 결코 없었다”며 “그것은 정말 멋진 일이 될 것이며, 모든 것을 진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주요 대미 무역 흑자국 중 하나인 한국은 현재 미국이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전쟁’을 하면서 문제 삼고 있는 미국의 무역 적자와 관련, 미국산 에너지 수입을 늘림으로써 무역흑자액(미국의 대한국 무역적자액)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한국 정부는 한국의 알래스카산 LNG 수입 또는 개발 참여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 주 정부가 주도하는 해당 사업은 북극해 연안 알래스카 북단 프루도베이 가스전에서 난 천연가스를 송유관을 거쳐 앵커리지 인근 부동항인 니키스키까지 날라 액화한 뒤 수요지로 나르는 프로젝트다. 알래스카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약 1300km 길이 가스관을 건설하고 액화 터미널 등 인프라를 건설해야 한다. 초기 추산으로만 약 450억달러(약 64조원)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엑손모빌 등 오일 메이저가 참여한 가운데 사업이 시작됐지만 북극해 인근이라는 지역 특성에 따른 개발의 어려움과 사업성 문제로 민간 기업들이 빠져나가 계획단계에서 오랜 기간 진척이 없었다. 따라서 미 에너지 당국은 일본, 한국 등 동아시아의 주요 LNG 수입국이 장기 구매를 전제로 개발 단계부터 사업에 들어와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만약 우리가 이번 LNG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면 철강·건설 등 분야에서 한국 기업의 참여 기회를 얻을 수 있고, 북극해라는 사업지 특성상 한국이 세계적 기술을 보유한 쇄빙 LNG선 투입 가능성도 높아 사업이 가시화한다면 한국 기업들에 큰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지난달 26∼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해 미국 고위 당국자들과 만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역시 이러한 점을 들어 한미일 3국 협력 방식으로 알래스카 가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데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우리의 프로젝트 참여가 최종 확정이 아닌 논의 단계였지만, 관련 소식을 전달받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발 앞서 이날 연설에서 대국민 치적 홍보에 활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우리 정부 입장에선 장기 공전한 알래스카 가스 개발 사업에는 그만큼 대규모 리스크가 동반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보이는 국내 기업들과 함께 사업성을 확인하는 단계부터 신중히 실무 협의를 통해 단계적인 절차를 밟아나간다는 방침이다. 또, 한미일 3국 차원의 공동 사업 추진이 구체화하려면 한미 실무 협의 채널에 이어 한일 에너지 당국 간 실무 협의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이번 주 나는 핵심광물과 희토류의 미국 내 생산을 극적으로 확대하는 역사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그간 전쟁 지원의 대가로 우크라이나에 매장된 희토류 등 전략 광물 개발권을 요구하면서 양국은 광물개발협정 체결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를 토대로 글로벌 핵심광물 주도권을 확대하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김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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