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 이하 지질자원연) 기후변화대응연구본부 조아라 박사팀이 한라산 사라오름에서 과거 대홍수와 가뭄 등 극단적 기후변화의 증거를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4200년 전 발생한 세계적 이상기후와 현재의 극단전 기후현상 간 유사성을 밝히고, 미래 기후예측 기법 개발에 새로운 전환점을 가져올 전망이다.
연구팀은 사라오름에서 채취한 퇴적층 시료의 규조류를 분석, 신생대 홀로세(1만 1700년~현재) 기후변화 복원에 성공했다.
규산질 껍데기를 가진 식물성 플랑크톤 규조류는 환경에 따라 매우 민감하게 변화하는 특징 때문에 과거 환경과 기후변화를 이해하는 중요한 지표로 사용된다.
연구팀은 사라오름 습지에서 0-10m 깊이 미고결 퇴적층과 화산쇄설물의 표본을 추출, 방사성 탄소연대측정과 규조류 군집 분석을 진행한 결과 4200년 전 제주도에서 모래입자 퇴적물과 부유성 규조류가 급격히 증가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당시 제주도가 매우 건조했다는 기존 가설과 달리 극단적 기후변화로 제주도에 폭우 및 강수량 증가가 있음을 의미한다. 아울러 향후 제주도 습지 연구가 기후변화의 중요한 지표로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 연구팀은 중위도지역 대류권 상층 서쪽에서 동쪽으로 강하게 부는 서풍제트의 남하와 제주도 강수량 증가가 관련이 있음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궤도 강제력으로 유도된 일사량 감소로 서풍제트가 고위도에서 저위도로 남하하면서 강수대가 제주도와 중국 남부에 머물렀고, 그 결과 제주도를 포함한 특정 지역에 기록적 폭우가 발생한 반면 다른 지역은 극심한 가뭄을 겪는 이상기후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현재 기후변화도 서풍제트 이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최근의 이상기후 문제를 파악하고 미래를 대비하는데 매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이를 토대로 연구팀은 4200년 전 이상기후 사건 당시 기후 및 환경 변화를 바탕으로 향후 제주도 및 동아시아 지역의 장기 기후패턴 변화를 연구할 예정이다.
조 박사는 “이번 연구가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다리가 돼 현재 직면한 기후위기의 해답을 찾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기후변화 예측모델 고도화와 글로벌 연구협력 강화를 통해 미래 기후예측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도록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고지리학, 고기후학, 고생태학(Palaeogeography, Palaeoclimatology, Palaeoecology’ 2025년 3월호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