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 산청의 산불이 9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해당 지역의 환경적 특성 등으로 인해 주불 진화 작업이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진이 28일 지리산권역에 들어가 밤샘 조사를 실시한 결과 산불이 일어난 현장의 하층부가 촘촘히 자란 진달래, 조릿대 등으로 덮여 있었다. 중·상층부의 경우 소나무 등이 들어차 있는 상태다. 이같은 생태 환경은 공중에서 투하된 진화용수가 지표면에 도달하는 걸 가로 막았다.
경사가 급한 지형과 마땅한 진입로를 찾기 힘든 점도 진화 인력의 발목을 잡는다. 또 낙엽층 깊이는 최대 100㎝에 이른다. 산불이 연료 삼아 기세를 이어갈 수 있는 낙엽층의 양이 ㏊당 300~400t인 것으로 추정된다. 낙엽층 내부로 불씨가 침투되면서 재발화가 지속되고 있다.
산림청 중앙사고수습본부는 “급경사지와 고밀도 숲 구조로 인해 효과적인 진화가 어렵고 진입로가 없어 장비 투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공중에 진화헬기를 투입하고, 지상에는 정예화된 진화 인력을 투입해 산불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산불로 경남 산청·하동에서 사망 4명, 중상 5명, 경상 5명 등 14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산청군은 29일 삼장면 신촌마을 주민들에게 ‘산불 확산 위험이 있으니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라’는 재난안전 문자를 발송했다. 산림청은 지리산 권역에 헬기 55대, 인력 1598명, 차량 224대를 투입해 주불 진화를 위해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