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재배 등 치유농업, 조현병·우울증 개선 효과”

“식물 재배 등 치유농업, 조현병·우울증 개선 효과”

농진청, 4월 정신건강 증진 모형(모델) 실용화 사업 추진

기사승인 2025-04-16 15:31:19
치유농업 프로그램. 사진=농촌진흥청

식물 재배와 같은 치유농업이 우울증이나 조현병 치유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치유농업은 농업, 농촌 자원을 활용해 신체적, 정서적 안정을 도모하는 활동을 말한다.

16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치유농업을 병행한 조현병 환자군은 기존 약물치료 중심의 병의원 치료만 받은 집단보다 음성증상이 10% 감소했다. 일반정신병리증상도 23% 감소했다. 치유농업 프로그램 적용 후 심장 안정도는 전보다 12%, 자율신경활성도는 13% 향상됐다. 양성증상과 음성증상은 각각 13%, 일반정신병리 증상은 12% 줄었다.

또한 우울 고위험군은 치유농업 적용 전보다 우울감이 30% 감소했다. 감정 안정과 내면 성찰 능력 향상을 보여주는 상대적 세타파(RT)는 29% 증가했고, 심리적 안정과 스트레스 완화를 나타내는 상대적 알파파(RA)도 18% 증가했다. 

이번에 적용된 치유농업은 조현병 환자를 위한 ‘긍정심리모형(모델) 프로그램’과 우울 고위험군을 위한 ‘인지행동전략 프로그램’ 등 2종이다. △식물을 재배, 관리하는 과정에서 몰입과 행복감 등의 정서를 회복하고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거나 △파종, 수확, 수확 후 활용에 이르는 식물생애주기를 사용자 삶에 연계해 부정적이거나 왜곡된 사고를 긍정적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번 실증은 국립정신건강센터, 전북 마음사랑병원, 신세계병원에서 2023년 9월부터 2024년 7월까지 입원·외래진료 환자 17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참여자를 두 집단으로 나눠, 한쪽은 기존 치료만, 다른 쪽은 기존 치료와 더불어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주 1회, 총 10~12회 병행했다.

특히 의사와 간호사 등 정신건강 전문요원이 입회한 가운데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실제 의료수가를 청구했다. 이로써 치유농업의 의료 현장 적용 가능성을 입증했다. 청구한 의료수가는 ‘작업과 오락요법’, ‘지지 표현적 집단정신치료’ 항목이다.

농촌진흥청은 이번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4월부터 전북특별자치도 내 정신건강 증진기관 9곳에서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전국 4개 권역, 정신건강 증진기관 10곳과 8개 치유농업시설이 연계된 맞춤형 현장 실용화 사업을 추진한다.

김명수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은 “이번 연구는 치유농업이 국민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비약물 치료 방법의 하나로 적용할 수 있음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데 의미가 있다”며 “치유농업이 약물 치료 보조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신산업 육성,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도록 효과 구명 연구와 더불어 제도화, 산업화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세종=김태구 기자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
김태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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