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금리 내려도 고정금리보다 높아…‘역전 현상’ 지속

변동금리 내려도 고정금리보다 높아…‘역전 현상’ 지속

기사승인 2025-04-16 19:43:01
그래픽=윤기만 디자이너

은행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가 코픽스(COFIX) 인하에 따라 0.13%p(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금리인하기 고정금리보다 변동금리가 높은 ‘금리 역전’ 현상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의 고정금리 확대 정책에 따라 당분간 변동금리가 기준금리를 웃도는 현상이 계속될 전망이다.

KB국민은행은 16일 신규 취급액 코픽스 기준 변동형 주담대 금리를 4.32~5.72%에서 4.19~5.59%로 0.13%p 하향 조정했다. 우리은행(4.20~5.70%→4.07~5.57%)과 농협은행(4.19~6.29%→3.97~6.06%)도 금리를 0.13%p씩 인하했다. 2월 2.97%인 코픽스 금리가 3월 2.84%로 떨어져 하락분 0.13%p를 반영한 것이다. 

변동금리 하락에도 고정금리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고정금리의 경우 국민은행 3.68~5.08%, 우리은행 3.38~4.88%, 농협 3.17~5.67%로 하단 기준 변동금리가 약 0.51~0.82%p 더 높은 상태다. 상단 기준으로 봐도 변동금리가 0.39~0.51% 더 높다. 이는 금리 인하기에 변동금리가 더 낮아지는 통상적인 흐름과는 다르다.

변동금리와 고정금리의 역전 현상은 고정금리 대출을 확대하려는 금융당국의 정책 방향성에 기인한다. 변동금리는 6개월마다 금리가 조정돼 급격한 금리 상승기에 차주의 이자 부담이 커지는 문제가 있다. 이자 부담 상승은 대출 부실화로 연결돼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확대된다. 반면 고정금리는 시장금리가 바뀌더라도 차주의 이자 부담이 유지된다. 

당국 정책에 발맞춰 은행들도 고정금리 대출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변동형 대출의 가산금리를 올리거나 우대금리를 내리는 방식으로 금리를 올려 수요를 억제하고 있다. 또는 10년 장기 고정형 주담대를 늘리는 식이다. 신한은행과 기업은행은 지난해 10년 고정형 주담대 상품을 새롭게 출시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당국의 요구로 고정금리 대출을 확대하려고 노력한 결과 이제는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비율이 변동금리보다 높아졌다”며 “은행으로서도 고정금리 비율이 늘어나면 이자 등 들어오는 수입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서 당분간은 변동금리 수준을 더 높게 유지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주담대 고정금리 비중은 점차 늘고 있다. 2013년 이후로는 항상 변동형 대출이 전체 주담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2021년을 기점으로 변동형 대출(50.4%)과 고정형 대출(49.6%)의 비중이 거의 비슷해지더니 이후 고정형 대출 비율이 급상승하며 지난해 기준 고정형 대출은 전체 주담대의 65.7%를 차지했다.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유리한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7월부터 시작하는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한몫했다. 스트레스 DSR은 미래 금리변동 가능성을 반영하여 스트레스 가산금리를 더해 대출금리를 산정하는 제도다. 현재보다 금리가 상승했을 때의 상환 능력을 평가하겠다는 취지다. 3단계가 적용되면 변동금리의 경우 스트레스 가산금리가 100% 반영되지만, 고정형은 30%만 적용된다. 변동금리를 선택하면 DSR 계산 시 금리가 늘어나 대출 한도가 줄어들기 때문에 고정금리가 매력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아무래도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을 앞두고 있다 보니까 대출을 더 많이 받기 위해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고객들이 많다”며 “게다가 중도상환수수료가 낮아진 만큼 일단 고정금리를 선택했다가 변동금리가 유리하다고 판단되면 갈아탈 수 있는 선택지도 있어서 당장은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경향도 높다”고 설명했다. 


김다인 기자
daink@kukinews.com
김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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