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방광암치료' 부산 다대포서 만난 한의사 박태열[쿠키인터뷰]

'한방 방광암치료' 부산 다대포서 만난 한의사 박태열[쿠키인터뷰]

"14번의 방광암 수술, 양한방통합의료 확립이 내 삶의 '미션'과 '비전"

기사승인 2025-04-23 06:50:16 업데이트 2025-04-23 12:44:33
부산 다대포 경인한의원에서 진료하는 한의사 박태열 원장. 사진= 서영인 기자 



“욕치기질, 선치기심(欲治其疾, 先治其心) 모든 병의 치료는 먼저 마음을 다스리는데서 비롯된다.”

부산 끝자리, 다대포에서 만난 경인한의원 박태열 한의사는 원장 집무실에서 진행된 쿠키뉴스와 인터뷰에서 “17년동안 방광암으로 나중엔 신장에까지 번지는(재발과 신장 전이를 겪고) 투병하면서 몸과 마음으로 얻은 치료이념이자 삶의 성찰이다”며 액자를 가르키며 이같이 말했다.

한의사 박태열이 이야기하는 스토리에는 '진심'과 '성찰' '존중'이라는 종교적 요소가 있다. 

"30대 초반에 방광암에 걸렸다. 그 병을 완전히 극복하기까지 18년이 걸렸다. 수술, 화학요법, 방사선치료를 해도 재발했고, BCG나 심지어 임상시험 중이던 광역학요법도 재발을 막지 못했다. 나중에는 요도, 신장에 까지 번지는 등 무려 14번의 수술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의사 박태열은 한개의 신장만을 살릴 수 있었고, 대부분의 요로기관등을 다 제거하고야 암으로 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투병 중에 얻은 심득과 한방의학에 대한 믿음으로 방광암을 치료했던 살아있는 기록들로 '경인다원요법'이라는 방광암을 치료하는 양한방 통합요법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그는 “방광암 진료를 시작한지 벌써 30년이 되었다. 처음엔 나의 방광암을 치료하는 절박한 심정의 환자에서 지금은 암을 완전히 극복한 한의사로서 진료를 진행하고 있다. 17년간 이어진 14번의 수술과 한방치료를 이어간 힘든 투병의 과정을 쉽사리 잊을 수가 있을까?

과거를 돌아보면 암과의 투병은 단지 고통의 시간만이 아니라 삶을 다듬어 가는 과정이기도 하다라 생각한다. 암은 '삶의 스승'이기도 했다."고 밝혔다. 

투병의 과정 중 더 전문적인 연구를 위해 다시 부산 동의대학교 한의학과 대학원을 입학,  나이 어린 후배들과 함께 공부를 하면서 방광암을 극복하기 위한 한방의학 공부와 삶을 위한 기도와 명상에 매진하는 모습은 일본 노작가 쿠사마 아요이의 "나는 그저 끊임없이 고난과 싸우는 한사람일 뿐"이라는 말이 생각나게 한다. 

박태열 한의사는 "본인이 치료한 방광암환자 700여명이 넘는 사례 중 암과의 투병에서의 승자가 된 사람들은 강한 집념과 믿음(열정)에 바탕을 두고 꾸준히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 사람들이 완치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한다. 

"믿음과 노력이 기적을 만드는 법이다. 물은 섭씨 일백도가 되어야 끊는다. 물이 끓기 전까지는 누구도 지금 몇도가 되었는지, 앞으로 얼마나 더 있어야 백도가 될지 정확히 알수가 없다. 임계점에 이르기까지 포기하지 않은 마음가짐, 그것이 인생이든 투병이든 모두 같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고 말한다. 

한의사 박태열은 방광암과의 치열한 투병 속에 기적적으로 생존하며 '내가 해야할 일'과 '보탬이 될 삶'에 대해 깊숙한 고민에 빠졌다고 말한다. 

그 결과, 고통 속에 있을 또 다른 환자들을 위한 초석이 되는 것이 '내가 해야할 일'이요, 과학적인 한방치료를 통한 양한방통합 암치료법을 확립하는 것이 '보탬이 될 삶'이라는 것으로비전과 미션을 확립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것은 투병 중 산속 길에서 만난 시멘트 포장이 떨어져 나간 도로 틈새에 뿌리를 내리고 이파리가 짓이겨진, 그렇지만 노란꽃을 탐스럽게 품고 있는 민들레의 속삭임의 여운에서 답을 얻었다고 수줍게 말한다.

'지난 추운 겨울은 차갑고 척박한 시멘트 틈에서 떨며 지냈죠. 봄이 되어 잎이 난뒤에는 나를 짓밟고 지나간 사람이 한둘이 아니고 나를 바퀴로 짓이긴 차가 한두대가 아니였어요.

그렇지만 나는 오로지 이 한송이 꽃을 피우기 위해 참고 견뎠습니다. 지금까지는 꽃을 피우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이제는 열매를 맺어 다른곳으로 날아가 씨앗을 뿌리게 될 순간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나는 다시 태어 나겠지요. 물론 꽃마저 짓밟히거나 씨앗이 채 익기도 전에 꺽여 나의 꿈을 이룰수 없다 할지라도 지금까지 살아온 것을 후회 하거나 원망하지는 않을 겁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비록 내가 선택한 것은 아니었지만 내가 살아있는 동안 가야한 하는 나의 길이고, 나는 그 길을 가는 동안 최선을 다했기 때문입니다'


서영인 기자
igor_seo@kukinews.com
서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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