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폭탄 없이도 ‘역성장’… 한국경제, 1분기부터 휘청

관세폭탄 없이도 ‘역성장’… 한국경제, 1분기부터 휘청

기사승인 2025-04-24 15:14:53
항만에 대기 중인 수출 컨테이너. 쿠키뉴스 자료사진

올해 1분기 한국 경제가 역성장했다. 건설·설비투자와 민간소비 등 내수 부진의 영향으로 3분기만에 또 뒷걸음쳤다. 미국발 관세 전쟁 충격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전부터 저성장 늪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1분기 한국 실질 GDP는 전기 대비 0.2% 하락했다. 1년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0.1% 줄었다.

민간 소비가 여전히 부진한 가운데 장기화한 건설 불황이 올해 1분기 역성장의 주요 원인으로 거론된다. 민간소비는 오락문화, 의료 등 서비스 소비의 부진으로 전기보다 0.1% 감소했다. 성장률을 가장 크게 끌어내린 것은 건설투자였다. 건물 건설을 중심으로 3.2% 줄면서, GDP를 12.2% 깎아먹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기계류 중심으로 2.1% 감소했다. 수출은 화학제품, 기계 및 장비 중심으로 1.1% 하락했다.

수출과 수입은 각각 1.1%, 2.0% 줄었다. 수출에서는 화학제품, 기계 및 장비, 수입에서는 원유와 천연가스와 같은 에너지류 등에 대한 지출이 감소했다. 1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기 대비 0.4%, 전년동기 대비 0.1% 떨어졌다.

한국 경제가 1분기 역성장을 거두면서 올해 성장률도 당초 예상보다 크게 낮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한은은 올해 2분기 성장률을 0.8%, 연간 성장률을 1.5%로 전망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CNBC 인터뷰에서 “한국은 본질적으로 수출 주도형 경제이기 때문에, 무역 긴장은 큰 역풍”이라며 “미국이 부과하는 관세의 직접적인 영향은 물론, 다른 나라를 통한 간접적인 영향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활동별로 보면 1분기 제조업(-0.8%)과 건설업(-1.5%)이 나란히 감소했다. 제조업은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기계 장비 등을 중심으로 0.8% 감소했다. 농림어업은 어업을 중심으로 3.2% 증가했다. 전기가스수도사업은 가스·증기 및 공기조절 공급업을 중심으로 7.9% 늘었다. 서비스업은 금융 및 보험업 ·정보통신업 등에서 늘었으나, 운수업·도소매 및 숙박음식업 등이 줄며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최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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