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아파트, 재건축으로 ‘금(金)마’ 될 수 있을까

은마아파트, 재건축으로 ‘금(金)마’ 될 수 있을까

기사승인 2025-04-26 06:00:03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은마아파트 모습. 이유림 기자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재건축 안이 추진되고 있다. 기대에 부푼 주민들은 공인중개소에 내놓은 매물도 거둬들이고 있다. 다만, 재건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재건축이 추진 중이다. 서울 강남구청은 지난 18일 은마아파트 정비계획 변경안을 공람했다. 공람 자료는 강남구청 재건축사업과, 대치2동주민센터, 구청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주민 누구나 열람 후 의견을 낼 수 있다.

은마아파트는 그동안 재건축에 난항을 겪어왔다. 1979년 준공된 은마아파트는 올해 46세가 됐다. 1996년부터 재건축을 추진했으나 주민 간 갈등 등으로 2023년에야 재건축 조합이 설립됐다. 아파트 안전 진단 기준이 재건축 발목을 잡기도 했다. 은마아파트는 2010년에서야 재건축이 가능한 D등급을 받았다. 2023년에는 은마상가재건축협의회와의 다툼도 벌어졌다. 재건축 시 상가 위치를 어디로 할 것인지에 대한 갈등이다.

기존 정비계획은 용적률 300%를 목표로 했으나 이번엔 320%로 올랐다. 은마아파트는 최고 49층, 5962채(공공임대 891채, 공공분양 122채 포함)로 재건축될 예정이다. 기존보다 184채 늘어났다. 서울시는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소공원과 문화공원도 함께 조성하겠다고 했다. 대치동 학원가로 인한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해 공영주차장도 만들 계획이다. 재건축 관련 주민설명회는 오는 30일에 열린다.

은마아파트 주민들은 재건축을 반기는 분위기다. 은마아파트에 거주한 지 20년이 넘은 A씨(70대‧여)는 “재건축 찬성 입장”이라며 “지난 재건축 주민설명회에 참석했는데 80% 이상이 재건축에 찬성해서 기대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확한 분담금은 아직 나오지 않았는데 분담금이 얼마든 낼 생각”이라며 “죽기 전에 재건축되는 걸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은마아파트 거주 10년 차인 B씨(50대‧여)는 “집에서 녹물이 나와서 빨리 재건축이 됐으면 좋겠다”며 “과거에도 재건축한다고 했다가 못해서 이번에도 안 될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C씨(50대‧여)는 “은마 아파트가 재건축되는 건 좋지만, 분담금이 많이 나올 것 같아 고민”이라고 말했다.

재건축을 기다리는 주민들의 마음은 공인중개소 매물 현황에서도 나타났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이야기가 나온 이후 매물이 사라지고 있다. 은마아파트 상가에서 공인중개소를 운영하는 D씨는 “재건축 이야기가 나온 뒤로 매물이 아예 없다”며 “그전까지 몇 개씩은 있었는데 다 거둬들여 없어진 상태”라고 말했다. 

공인중개사 E씨 역시 “재건축 기사가 나온 이후로 매물이 거의 없다”며 “그나마 1~2개 나오는 매물도 몇억씩 올려 신고가에 내놓는 편”이라고 말했다. 현재 은마아파트의 76㎡(23평)는 32억5000만원~33억원 가격 선이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일 76㎡가 31억원에 거래됐다. 한 달도 안 돼서 약 1억5000만원~2억원이 오른 것이다.

일각에서는 은마아파트 재건축이 쉽지 않을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은마아파트의 용적률은 204%로 높은 편이다. 일산신도시 용적률이 169%, 분당신도시가 184%다. 기존 용적률이 높으면 그만큼 아파트를 더 높게 지을 수 없어 재건축으로 인한 수익이 줄어든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은마아파트는 이미 용적률이 높아 재건축 사업성이 잘 안 나온다”며 “입지가 좋은 편이라 재건축이 될 것 같지만, 오래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은마아파트의 일반 분양가는 평(3.3㎡)당 8000만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는 재건축 단지로 역대 최고 분양가를 기록한 서울 강남구 '청담 르엘'(7563만원)보다도 높다. 일반분양가가 이대로 확정된다면 전용면적 84㎡ 분양가는 약 27억원, 59㎡ 분양가는 약 20억원이 될 예정이다.

은마아파트 재건축조합은 이후 사업시행인가, 시공자 선정, 관리처분 인가 등의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은마아파트 재건축의 성공적인 추진이 잠실 주공5단지, 압구정 현대, 개포 주공 등 다른 강남권 재건축 추진 단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유림 기자
reason@kukinews.com
이유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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