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금융이 올해 1분기 1조127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한 가운데, 주주환원 속도를 높이겠다고 예고했다. 추가적인 기업대출 확대 가능성도 시사했다.
박종무 하나금융 최고재무관리자(CFO)는 25일 열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월 발표한 4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 프로그램을 9월까지인 신탁계약보다 앞당겨 상반기 중 완료할 계획”이라며 “상반기 결산 이후 이사회 결의를 통해 추가 자사주 매입 검토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은 올해 연간 배당 총액을 1조원으로 고정하고 분기별 균등배당을 도입했다. 1분기 주당 906원의 배당을 이미 결의했다. 박 CFO는 “지난해 약 38% 수준이었던 주주환원율을 2027년까지 50%로 순차적 확대할 계획”이라며 “지난해 수준 이상의 당기순이익 달성이 가능하다면, 현금배당 1조원 외에 자사주 매입·소각으로 추가 주주환원을 이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정치권의 기업 대출 확대 요구와 관련해 대출 성장률을 어떻게 보고 있냐는 질의에는 “1분기 중 기업 대출은 원화 대출 기준으로 0.5% 증가에 그쳤다”며 “2·3·4분기 중 현재 자본 비율과 위험가중자산(RWA) 증가율을 감안하면 충분히 자산 확대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보통주자본비율 또한 13%에서 13.5% 구간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출 성장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순이자마진(NIM) 전망에 대해서는 “기준금리 인하가 추가로 두 세 차례 진행될 경우 조달비용 감소에도 운용 수익률 자체가 감소해 소폭 하락이 예상된다”면서도 “당초 경영계획보다는 잘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하나은행이 제4인터넷전문은행'(제4인뱅) 인가전에 참여한 배경에 대한 질의도 나왔다. KCD는 전국 20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소상공인 전용 자금관리 서비스 캐시노트의 운영사다. 정영성 하나은행 CFO는 “KCD는 하나은행과는 전혀 다른 소호 대출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며 “하나은행은 임대업과 병의원이 60%를 차지하지만, KCD는 도소매업과 음식점 비중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간 접하지 못했던 형태의 소상공인 영업을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라며 “인력과 노하우를 공유함으로써 소호 영업 기반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에 대한 지분 정리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남호식 하나금융지주 전략본부장은 “지분 관계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전략적 파트너십”이라고 말했다. 나 본부장은 “속적인 소통을 통해 양사 간의 협력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며 “현재 SKT와 지분 정리에 대한 계획은 없으며, 향후 3년 동안 관계를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1분기 글로벌 수익성에 대한 설명도 있었다. 남 본부장은 “글로벌 수익성이 전년 동기 대비 275억원 감소했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수익성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영향을 지목했다. 남 본부장은 “평가 충당금이 반영되면서 해외 사업에서 일부 조정이 있었다”며 “특히 아시아 및 러시아 지역에서의 영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내외 불확실성 상황을 반영한 일시적인 현상이며, 전체적으로 큰 우려는 없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