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궁류면 ‘의령 4·26 추모공원’에서 93세 배병순 할머니가 연신 허리를 숙이며 오태완 군수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40년 전 그날 남편을 잃었다. 내 몸에도 총알이 세 발 지나갔다. 당시 대통령이 왔지만, 아무 일 없다는 듯 세월이 지났다. 나라도 못한 일을 의령군이 했다. 여한이 없다"고 해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고 전종석 씨가 생전에 두 자녀와 다정하게 찍은 가족사진이 주제 영상을 통해 공개되자 현장은 눈물바다가 됐다.
이른바 우순경 사건은 1982년 4월26일 경찰이던 우범곤 순경이 마을 주민에게 무차별 총기를 난사해 56명이 숨지고 30여 명이 중경상을 입은 사건이다.
의령군은 이날을 기리고자 지난해 42년 만에 처음으로 군 주최로 위령제를 열었고 올해는 추모공원을 조성 완료해 위령제와 준공식을 함께 열었다.
사업비 약 30억원을 투입해 8천891㎡ 면적 규모로 조성된 이 공원에는 기존 추모 공간이 있는 위령탑 주변에 휴식·놀이·편의시설을 갖춘 복합문화역사공원 형태로 지어졌다.

의령4·26추모공원은 2021년 12월 당시 국무총리에게 오태완 군수가 국비 지원을 건의하면서 이뤄졌다.
오태완 군수는 "4·26추모공원 탄생과 완성에 두 정치인이 있다. 김부겸 전 총리가 국비 지원으로 사업의 시작에 힘을 보탰고 박완수 도지사는 특별조정교부금을 지원해 사업의 마무리를 확실히 할 수 있게 됐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날 위령제에는 김성희 경남경찰청장이 참석해 '유가족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사과의 인사를 전했다.
오 군수는 “경찰의 진정성 있는 마음을 희생자 유가족, 국민들께서 포용과 화합의 마음으로 받아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사건 당시 부상자 20여 명을 치료한 제일병원 정회교 대표원장에 대한 감사패를 전달하는 뜻깊은 시간도 마련됐다.

오태완 군수는 "위령탑 하나를 건립하는데 42년 세월이 걸렸지만, 추모공원 전체를 완성하는 데는 1년의 세월이면 충분했다"며 "의령4·26추모공원은 과거가 아니라 의령의 미래"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는 유족들이 염원하는 특별법을 제정하는 일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4.26 특별법에는 희생자분들과 유족의 명예를 회복시키고 피해 보상 등 현실성 있는 국가의 책임이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