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애도 속 프란치스코 교황 영면에 들다

전 세계 애도 속 프란치스코 교황 영면에 들다

최소 40만명 교황의 마지막 길 배웅
장례 미사 2시간여 거행…트럼프 등 130개국 대표단 참석
9일간 애도기간…차기 교황 뽑는 ‘콘클라베’ 시작

기사승인 2025-04-27 21:49:01
26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가 열리고 있다. 교황의 관이 광장 야외 제단으로 운구되고 있다.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식이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엄수됐다. 장례 미사에 25만명, 운구 행렬에 15만명 등 최소 40만명이 교황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가 26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5시)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엄수됐다. 교황이 지난 21일 선종한 지 닷새 만에 열린 이날 장례 미사는 교황이 잠든 목관을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광장의 야외 제단으로 운구하며 시작됐다. 교황의 유언대로 목관은 아무런 장식 없이 십자가 문양만 새겨져 있었고, 그 위로 복음서가 놓였다.

장례 미사는 입당송 ‘주여, 영원한 안식을 내리소서’와 기도, 성경 강독, 성찬 전례, 관에 성수를 뿌리고 분향하는 고별 예식 순서로 약 2시간가량 진행됐다. 장례 미사가 끝난 뒤 교황의 관을 실은 운구차가 천천히 로마 시내를 통과해 약 6㎞ 떨어진 산타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으로 이동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임 교황 대부분이 묻힌 성베드로 대성당 지하 묘지 대신 평소 즐겨 찾던 로마 중심부의 산타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을 장지로 택했다.

이날 장례 미사엔 교황을 사랑한 일반 시민 등 약 25만명의 인파가 성 베드로 광장과 주변 일대를 가득 메웠다. 운구 행렬에는 15만명 등 최소 40만명이 교황의 마지막 길을 배웅한 것으로 추산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을 비롯해 세계 60여국 정상과 왕족, 국가 원수, 130여국 대표단도 바티칸을 찾았다.

한국에선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민관합동 조문사절단이 파견됐다. 염수정 추기경과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인 이용훈 주교, 정순택 대주교 등 한국 천주교 조문단도 참석했다.

미사를 주례한 추기경단 단장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은 “교황은 최근 몇 년간 잔혹한 전쟁과 비인간적 공포, 수많은 죽음과 파괴에 대해 쉼 없이 평화를 간청하고 이성적이고 진실된 협상으로 해결책을 찾도록 촉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이 멕시코와 미국 접경지역에서 미사를 집전하고 그리스 레스보스섬에서 난민 12명을 바티칸으로 데려온 일화를 소개하며 “모두에게 가까이 다가가고자 했고 소외되고 작은 이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기울였다. 모든 이에게 마음을 연 민중의 교황이었다”고 추모했다.

5월 4일까지 ‘노벤디알리’로 불리는 9일의 애도 기간에 성 베드로 광장에서 매일 추모 기도회가 열릴 예정이다. 후임 교황을 뽑는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는 다음 달 6~11일 사이에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콘클라베는 교황 선종 후 15~20일 이내에 열리도록 돼 있다. 만 80세 미만 추기경 135명은 콘클라베 첫날 오후 한 번, 이튿날부터는 매일 두 차례 투표한다. 전체 선거인의 3분의 2 이상을 득표한 후보자가 나오면 투표 장소인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 흰 연기를 피워 당선자가 나왔다고 알린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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