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보생명이 SBI저축은행을 인수하기로 했다. 금융회사를 추가 인수해 금융지주 전환을 본격 추진하기 위한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교보생명은 28일 이사회를 열고 SBI저축은행 지분 50%에 더해 1주를 내년 10월까지 단계적으로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교보생명이 사들이는 지분 금액은 약 9000억원으로, SBI저축은행 지분 85.23%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SBI홀딩스로부터 매입한다.
SBI저축은행은 일본 종합투자금융그룹인 SBI홀딩스의 자회사다.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 14조289억원, 거래고객 172만명으로 업계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다만 지난해 순이익은 808억원으로 전년 대비 89억원 감소했다.
교보생명은 저축은행 운영 경험이 없는 만큼 단계적으로 지분을 취득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으로부터 대주주 승인을 받고 오는 하반기 중으로 30%를 먼저 매입한다. 이후 내년 10월까지 최종적으로 50%를 보유하고 1주를 더 매입해 지분 절반을 넘기면서 실질적으로 경영권을 확보할 계획이다.
다만 SBI저축은행 경영진은 당분간 그대로 유지된다. 의결대로 지분을 확보한다면 교보생명은 매입이 마무리되는 2027년부터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다. 교보생명은 “1등 저축은행으로 SBI를 성장시킨 현 경영진을 교체할 이유가 없다”며 “상당 기간 공동 경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보생명은 보험 계약자에게 저축은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저축은행 고객에게 보험 상품을 연계하는 등 고객층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구체적으로는 SBI저축은행 계좌를 보험금 지급 계좌로 활용하고, 보험사에서 대출이 거절된 고객을 저축은행으로 연결한다. SBI저축은행 예금은 교보생명 퇴직연금 운용 상품으로 활용한다.
교보생명앱과 SBI저축은행 사이다뱅크앱도 차차 통합될 것으로 보인다. 두 앱의 사용자는 총 370만명에 달한다.
교보생명과 SBI홀딩스그룹은 앞으로도 협업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교보생명의 지분 매입이 끝나면 SBI그룹은 SBI저축은행 2대 주주가 된다. SBI그룹 관계자는 “교보생명과의 오랜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향후 다양한 금융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관계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SBI저축은행과의 협력을 통해 저축은행과 보험의 경계를 허물고 고객들에게 더욱 차별화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