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계 증권사 1Q 실적 급감…나홀로 웃은 ‘신한투자증권’

은행계 증권사 1Q 실적 급감…나홀로 웃은 ‘신한투자증권’

기사승인 2025-04-29 06:00:07
여의도 증권가. 곽경근 대기자

은행지주회사 산하 증권사들의 1분기 실적에 희비가 엇갈렸다. 지수 하락으로 인한 손익 영향과 주식 거래대금 감소 등에 따른 결과다. KB증권, 하나증권, 우리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은 실적이 급감한 반면, 신한투자증권은 실적 반등에 성공한 모습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5대 은행계 증권사(KB·신한투자·하나·우리투자·NH투자증권)들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5.0% 줄어든 총 5735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과 영업이익을 공시한 KB·신한투자·하나·NH투자증권 등 4개 증권사의 1분기 매출은 총 10조36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줄었고, 영업이익(7274억원)은 0.3% 늘었다. 

1년 전과 비교해 순익이 가장 많이 감소한 증권사는 하나증권이다. 하나증권의 올해 1분기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5%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89%, 영업이익도 12.16% 줄었다. 매매평가이익은 195억원으로 무려 78.1% 급감했다. KB증권도 1년 전과 비교해 상황이 좋지 않다. 올해 1분기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8.6% 줄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3.6%, 영업이익은 11.3% 위축됐다. 

NH투자증권의 올해 1분기 순익은 20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 감소했다. 그나마 같은 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2%, 4.5% 늘었다. NH투자증권 측은 “해외주식 약정 및 관련 수수료 수익은 경쟁 심화와 시장 축소의 영향으로 다소 감소했다”며 “비시장성 자산 평가손익이 감소하며 IB 순익이 줄었고, 운용 부문은 보수적인 전략에 따라 운용 투자 손익 및 이자 수지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우리투자증권의 올해 1분기 순익은 1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합병 전 우리종금 순이익인 130억원보다 92.3% 급감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해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이 합병하면서 새출발했으나 인허가가 나지 않아 별다른 영업활동을 전개하지 못했다. 지난달 19일 금융당국으로부터 투자매매업 변경 본인가를 받아 기업공개(IPO) 등 본격적인 IB업무를 할 수 있게 된 만큼 2분기부터 본격적인 영업활동이 시작될 전망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2분기에는 증권사 영업을 본격화하고, 알뜰폰 등 사업다각화를 통해 그룹의 수익 창출력이 더욱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계 증권사들의 1분기 실적 악화는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 심화와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 감소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분기에는 밸류업 랠리(기업가치 제고 기대감)로 증시가 우상향했지만, 올해 1분기는 국내외 변수에 발목이 잡히며 주춤하는 분위기다. 주가 하락으로 보유 유가증권의 평가손익이 줄어들고, 주식 거래대금이 감소하면서 순이익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국내 정치 불안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이슈 등으로 시장 수급까지 위축됐다. 실제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일평균 주식 결제대금은 1조87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 감소했다.

이 가운데 신한투자증권은 다른 은행계 증권사들과 달리 뚜렷하게 반등 흐름을 보였다. 신한투자증권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107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수익은 16.8% 늘어난 3698억원, 영업이익은 36.9% 급증한 1176억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와 비교해 적자를 기록했던 순익은 흑자 전환했다.

구체적으로 신한투자증권의 자기매매·IB 수수료 수익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1분기 자기매매 수익은 187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159억원)에 비해 61.7% 급증했다. 1분기 IB 수수료 수익도 59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28억원) 보다 39.4% 증가했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채권 등 자기매매 부문 이익이 늘면서 영업수익이 증가했다”며 “전 분기 발생했던 해외대체 자산의 평가 손실 소멸 효과 등으로 흑자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