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대 초반 직장인 이씨는 최근 속쓰림이 심해져 병원을 찾았다가 만성 위염 진단을 받았다. 평소 소화불량을 달고 살았지만, 바쁜 업무와 스트레스 탓에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것이 화근이었다. 만성 위염은 한국인에게 흔한 질환이지만, 일부에서는 위암으로 진행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만성 위염은 위 점막에 염증이 장기간 지속되는 질환이다. 과도한 음주와 흡연, 짜고 매운 자극적인 음식 섭취, 불규칙한 식사 습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의 장기 복용, 스트레스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또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은 위 점막을 손상시키고 염증을 유발해 만성 위염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만성 위염은 위 점막의 손상 정도에 따라 비위축성 위염과 위축성 위염으로 나뉜다. 비위축성 위염은 위 점막의 두께는 비교적 정상이지만 표면에 염증이 지속되는 형태이다. 특별한 증상이 없을 수 있지만 소화불량, 상복부 통증, 식욕 감소, 메스꺼움, 트림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위축성 위염은 장기간의 염증으로 인해 위 점막이 얇아지고 위산 분비 기능이 저하되는 형태로 나타난다. 위 점막이 소장이나 대장의 세포 형태로 바뀌는 장상피화생과 같은 심각한 변화를 동반할 수도 있다.
만성 위염을 정확하게 진단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위내시경 검사다. 검사 중 암이 의심되는 염증이 발견되면 즉시 조직검사를 시행해 염증의 정도와 원인을 파악하기 때문에 암의 조기 발견에도 도움이 된다. 필요에 따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도 진행할 수 있다. 특히 위·십이지장 궤양, 위 말트림프종, 위암 환자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이 확인되면 제균 치료가 필수적이다. 만성 위축성 위염이 있거나 만성 소화불량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에도 제균 치료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
발병 원인과 관계없이 만성 위염은 이미 위 점막에 병적인 변화가 진행된 상태가 대부분이다. 특히 장상피화생까지 진행된 경우에는 정상 점막으로 되돌릴 수 없다. 심한 위축성 위염이나 장상피화생은 위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유증상자는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는 것이 필수적이다.
만성 위염은 진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위 점막을 완전히 정상으로 회복시키는 근본적인 치료는 어렵지만,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통해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 위염을 유발하는 원인을 찾아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관리 방법이다. 예컨대 위염의 원인이 되는 과음, 과식, 카페인 섭취를 피하고 규칙적인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권장된다. 맵고 짠 음식, 질산염이 많이 포함된 음식, 탄 음식은 위암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주의하는 것이 좋다. 약물 치료는 속쓰림, 소화불량 등 위염 증상이 있을 때만 진행하며, 흡연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담배 속 발암물질은 위 점막을 손상시키고 위암 발생을 촉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만성 위염이 있다면 위내시경 검사로 위 선종이나 위암으로의 진행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다. 국가 위암 검진 권고에 따라 2년마다 위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기본이며, 심한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 위암 가족력 또는 과거력이 있는 경우에는 매년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만성 위염은 방치하면 위암으로 진행될 수 있는 질환이므로, 평소 위 건강 관리에 힘쓰는 것이 중요하다.
[만성 위염 관리 건강팁]
▲규칙적인 식사
▲금주·금연
▲정기적인 위내시경 검사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제균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