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과학] '레고처럼 조립해 생체 삽입'… 신축성 자가치유 반도체

[쿠키과학] '레고처럼 조립해 생체 삽입'… 신축성 자가치유 반도체

성균관대, 맞춤형 바이오 전자회로 개발
체내 삽입형 센서, 스마트 인공피부 적용 기대

기사승인 2025-05-21 16:35:15
체내에 이식할 수 있는 신축성 자가치유 트랜지스터. 한국연구재단

몸에 착용하거나 체내에 삽입하는 웨어러블 및 임플랜터블 기술이 발전하면서 전자소자 역시 유연하고 회복력 있는 전자피부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전자피부는 한 번 설계한 기능과 모양을 바꾸기 어려워 사용자의 신체부위나 생리조건 맞춤형 시스템 구현에 한계가 있다.

특히 신체 움직임에 따라 변형되거나 찢어지는 등 손상에 취약해 채내외에서 장기간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전자소자 개발이 필요하다.

레고처럼 조립하는 바이오 전자회로

한국연구재단은 성균관대 손동희·박진홍 교수팀이 납땜이나 접합과정 없이 단면을 붙이면 레고처럼 조립되는 신축성 자가치유 반도체를 구현하고, 이를 통해 맞춤형 바이오 전자회로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기술은 체내 이식과 분해 후 재조립에도 성능을 유지해 지능형 임플랜터블 및 웨어러블 기기 발전에 활용될 전망이다.

(위)신축성 자가치유 트랜지스터의 구조와 이를 구성하는 탄소나노튜브 전극과 반도체 나노복합재. (가운데)신축성 자가치유 트랜지스터의 전기적 기계적인 안정성. 신축성 자가치유 트랜지스터는 30%의 인장에 100회 노출되어도 전기적 특성을 유지하며 기계적 손상 후에도 스스로 회복할 수 있다. (아래)5x5 자가치유 트랜지스터 배열의 드레인 전류와 이동도를 통한 균일한 성능 확인. 한국연구재단

연구팀은 반도체 트랜지스터를 이루는 모든 구조에 자가치유고분자를 적용, 손상 후 성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했다.

트랜지스터를 구성하는 전극과 반도체는 신축성 고분자를 기반으로 한 탄소나노튜브와 유기반도체를 혼합해 제작하고, 절연막은 자가치유고분자를 박막형태로 코팅해 구현했다.

연구팀은 자가치유 트랜지스터가 수중환경에서도 동작이 가능한 것을 확인, 생체적합성 검사를 거쳐 체내에 일주일간 이식했을 때 전기적 성능을 유지함을 동물실험으로 검증했다.

실제제 트랜지스터의 모든 구성요소가 자가치유 고분자 기반으로 이뤄져 전사 방식으로 손쉽게 조립할 수 있고, 30% 인장에 100회 이상 노출돼도 전기적 특성을 유지해 물리적 손상을 입어도 전기적 성능을 회복함을 확인했다.

이어 개발한 트랜지스터의 자가치유 특성을 활용, 분해하고 새롭게 이어 붙여 조립하는 모듈형 회로설계에 적용했다.

이를 통해 논리 회로의 연산을 개선해 기계적 변형에도 동작이 가능함을 실험으로 확인하고, 해당 모듈로 만지면 시각적 상호작용을 하는 웨어러블 전자피부 시스템을 시연하는 데도 성공했다.

신축성 자가치유 반도체와 전극은 촉각센서나 디스플레이, 트랜지스터와 같은 다양한 모듈로 조립될 수 있다. 또한 조립된 모듈은 자가치유 기판에 집적되어 변형을 감지하고 해당 위치에 시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는 신축성 전자 피부 시스템으로 기능할 수 있음을 검증했다. 한국연구재단

손 교수는 “자가치유가 가능한 신축성 가변형 전자회로  모듈 기술은 향후 뇌-신경 치료기기나 체내 삽입형 센서, 스마트 인공피부 등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자가치유 기능을 발전시키면 결함감지, 자기진단, 자기복구의 순환 메커니즘을 갖춘 지능형 자가치유 시스템으로 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Nature Electronics)’ 지난 19일 온라인에 게재됐다.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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