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과학] '서울·베이징·울란바토르 대기 유해물질 동시 분석'

[쿠키과학] '서울·베이징·울란바토르 대기 유해물질 동시 분석'

KBSI 주도 동북아 대기오염 협력연구 수행
위해 가능 PAHs 성분 646종 식별, 생태독성 예측
동북아 대기오염문제 해결 국제 협력 모범사례 주목

기사승인 2025-05-22 10:49:06
서울·베이징·울란바토르 PAHs 조성 특성 비교와 QSAR 기반 생태독성 평가를 통한 맞춤형 대기질 관리전략 수립. KBSI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디지털오믹스연구부 장경순 박사팀이 한국·중국·몽골 수도에서 동시 포집한 초미세먼지 시료를 정밀 분석해 유해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 646종를 식별하고, 도시별 조성과 생태독성 차이를 규명했다고 22일 밝혔다.

PAH는 2개 이상의 방향족 고리로 구성된 유기화합물로, 석탄, 석유, 목재, 쓰레기 등 화석연료나 유물질의 불완전 연소로 생성된다.

이는 대기뿐 아니라 토양, 지하수, 해양퇴적물 등 다양한 환경 매체에서 발견되며, 일부 성분은 국제암연구소(IARC)에 의해 발암물질로 분류, 장기 노출될 경우 호흡기질환, 피부질환, 암 등 다양한 위해를 초래할 수 있다. 

KBSI 주도 동북아 대기오염 협력연구

이번 연구는 우리나라가 주도한 국제공동관측 ‘FRIEND 캠페인’으로 각 도시에서 동일 시기에 시료를 포집하고 이를 KBSI가 통합 분석, 동북아 대기오염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 협력 모범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초미세먼지 연구는 주로 미국 환경청(EPA)이 지정한 16종의 PAH를 중심으로 배출원 확인 및 위해성 평가를 수행했다.

그러나 실제 대기 중에는 더욱 다양한 유기성분이 존재해 유해물질 특성과 독성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또 시료 포집시기와 분석조건이 달라 도시 간 비교가 어렵고, 독성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한 성분 분석은 매우 제한적이었다.

이번 연구는 동북아 3개국 수도에서 동시 포집한 초미세먼지 시료를 바탕으로 고분해능 이차원 가스크로마토그래피-질량분석기(GC×GC-TOF MS)를 활용해 646종의 PAH 성분을 확인하고, 각 성분 분자구조를 기반으로 생태독성을 예측했다.

KBSI 오창바이오·환경연구소에 구축한 고분해능 이차원 가스크로마토그래피-질량분석기(GC×GC-TOF MS, 모델명: LECO Pegasus 4D) 시스템. KBSI

이를 통해 도시별 PAH 조성과 독성 차이를 정량적으로 규명, 향후 지역 맞춤형 대기 질 개선정책 수립과 유해물질 저감전략 설계에 활용할 수 있는 과학적 기반을 마련했다.

서울·베이징·울란바토르 대기오염 실태 정밀분석

연구팀은 2020년 12월부터 두 달간 서울, 베이징, 울란바토르에서 미세먼지 PM2.5 시료를 동시 포집해 동일 조건에서 비교분석이 가능토록 설계했다.

수집한 시료는 유기용매를 이용해 PAHs 성분을 추출하고 농축한 후 가스크로마토그래피-질량분석기를 활용해 수백 종의 PAH 및 관련 유기화합물을 정밀 분리, 스펙트럼 라이브러리와의 매칭을 통해 식별했다.

이 장비는 복잡하게 혼합된 유기물질을 이차원 분리구조로 분석할 수 있어 기존 장비보다 더욱 많은 유기화합물을 높은 분리능과 감도로 동시 분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검출한 화합물의 구조 기반 독성예측(QSAR) 모델을 적용해 생태 위해도를 산출하고, 각 도시별 유해성이 높은 주요 PAHs 성분을 도출해 맞춤형 대기 질 개선 전략 수립의 과학적 근거를 마련했다.

특히 KBSI 디지털오믹스연구부 장경순 박사팀이 이번 연구의 기획과 시료 전처리, 고해상도 분석 및 독성 예측, 데이터 통합해석을 주도했다.

초미세먼지 시료 중 질소함유 다환방향족화합물(N-PAHs)의 분리 결과. KBSI

초미세먼지 시료는 서울에서 이화여대 이지이 교수팀이 포집하고, 베이징은 북경대, 울란바토르는 몽골국립대가 각각 동시 포집했다.아울러 기상정보와 가스상 성분 데이터는 우리나라 환경과학원과 각국 협력 연구팀이 자체수집했다. PAHs를 제외한 입자상 화학성분 정보는 이화여대, 전북대, 부산대가 공동 생산한 자료를 분석에 활용했다.

이 같은 국내외 유기적 협력체계로 동북아 주요 도시의 대기오염 실태를 보다 정밀하고 신뢰성 높게 비교분석할 수 있었다.

장 박사는 “이번 연구는 동북아 주요 도시의 초미세먼지에서 수백 종의 유해 PAHs를 분자수준에서 정밀 분석하고, 지역별 독성이 어떻게 다른지를 과학적으로 밝혀낸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도시별 맞춤형 대기오염 관리전략 마련과 국제 공조체계 강화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 지난 7일자에 게재됐다.
(논문명: Region-specific characterization and ecotoxicity assessment of PAH compounds in winter PM2.5 from three capital cities in Northeast Asia / IF=12.2, JCR 상위 3.35% /저자정보 : KBSI 김민성(공동제1저자), 이슬기다운(공동제1저자), 박문희(공동제1저자), 김영환(공동교신저자), 장경순(공동교신저자))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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