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슬전’ 정준원 “‘고윤정이 쟤 좋아하는 게 말 되냐’ 반응도…캐릭터 믿었다” [쿠키인터뷰]

‘언슬전’ 정준원 “‘고윤정이 쟤 좋아하는 게 말 되냐’ 반응도…캐릭터 믿었다” [쿠키인터뷰]

tvN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주연 정준원 인터뷰

기사승인 2025-05-25 06:00:06
배우 정준원. 에일리언컴퍼니 제공


배우 정준원이 tvN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이하 ‘언슬전’)에서 시청자 설득은 물론, 눈도장 찍기에 제대로 성공했다. 지난 14일 서울 청담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언슬전’을 두고 “너무 선물 같고 기적 같은 작품”이라며 감격스러운 소감을 전했다.

‘언슬전’은 ‘언젠가는 슬기로울’ 의사생활을 꿈꾸는 레지던트들이 입덕부정기를 거쳐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담은 드라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이하 ‘슬의생’)의 첫 스핀오프로, ‘슬의생’ 신원호 감독이 크리에이터로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정준원은 극 중 종로 율제병원 산부인과 레지던트 4년 차 구도원 역을 맡았다. 구도원은 사돈처녀이자 같은 병원 레지던트 1년 차 오이영과 로맨스를 펼치는 인물로, 정준원은 오이영으로 분한 고윤정과 연인 호흡을 맞췄다. 

극 초반에는 정준원과 고윤정의 8살 나이 차를 두고 부정적인 시선이 짙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구도원과 오이영의 서사가 깊어질수록, 정준원의 인기도 치솟았다. 시청률은 자연스레 따라왔다. ‘언슬전’은 마지막 회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 8.1%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정준원은 “개인적으로 뿌듯했다”고 돌아봤다. “부정적이었던 여론이 회가 거듭될수록 (구도원에게) 설득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봤어요. 위안이 많이 됐어요. 예상은 했던 부분이었어요. 시청자 입장에서는 ‘고윤정이 쟤를 좋아하는 게 말이 되나’ 하실 수 있죠. 그렇지만 도원이 자체가 좋은 사람으로 묘사돼 있어서 충분히 설득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어요. ‘잘 소화해 내자’라는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는데, 더 많이 좋아해 주셔서 다행이었죠.”

그래서인지 ‘구며들었다’(구도원에게 스며들었다)라는 반응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정준원은 “캐릭터의 힘이 컸다”고 자평했다. “제가 느꼈을 때는 특정 신보다는 드라마를 쭉 봐오시면서 어느새 가랑비에 옷 젖듯 스며든 것 아닐까 해요. 필살기 신이 있었던 게 아니라요. 그만큼 도원이가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이기도 했어요.”

배우 정준원. 에일리언컴퍼니 제공


정준원이 구도원 외에 또 믿었던 이가 있다. 바로 파트너 고윤정이었다. “구도원의 서사에서 멜로가 주였다 보니까, 이영이의 리액션이 다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그 친구가 연기한 오이영이 아니었으면 구도원이 관심을 받지 못했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놀이터에서 이영이가 욕하는 신이 되게 예쁘게 나왔다고 생각해요. 윤정이가 항상 찢었죠. 저는 다 찢겼고요(웃음).”

정준원이 자타공인 인생작 ‘언슬전’을 만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슬의생’이 있다. ‘슬의생’ 시즌1 오디션에서 연을 맺은 신원호 감독은 그를 잊지 않고 ‘언슬전’의 주인공으로 발탁했다. 정준원은 아직도 캐스팅이 확정된 순간이 생생해 보이는 듯했다.

“산책하다가 (출연 제안) 전화를 받았어요. 사람이 한 세네 번 부르면 진짜 시켜줄 수 있겠다 싶어요. 될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나한테도 이런 좋은 작품, 역할이 오는구나 싶어서 감격했죠. 엄마한테 자랑하고요. 감독님이 생각하는 도원이와 실제 제 모습의 교집합을 보신 것 같아요. 편안하고 만만하고 따뜻한 느낌 아닐까 해요. 내가 해도 되는 건가 했는데, 감독님이 응원을 많이 해주셨어요.”

정준원은 출연진 사이에서 농담 반 진담 반 ‘슈퍼스타’로 불리고 있다. 시청자의 폭발적인 관심 덕분이다. 이에 정준원은 “절대 아니다”라며 “잠깐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이라고 손사래를 쳤다. “꿈 같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구도원을 연기하면서 평생 한 번 받을까 말까 한 관심을 받을 수 있다는 자체가 감사해요. 긍정적인 단어를 다 갖다 넣어서 설명해야 할 것 같은 작품이죠.”

끝으로 정준원은 ‘언슬전’을 계기로 더 오래, 더 꾸준히 연기하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연기자 인생의 시작점이라고 생각해요. 10년 동안 연기했지만 이제 시작했다는 느낌이에요. 운이 좋게 관심을 받게 됐지만, 저는 좋은 작품에서 연기하면서 사는 게 꿈이에요. 역할 크기와 상관없이 꾸준히 일하고 싶습니다.”

심언경 기자
notglasses@kukinews.com
심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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