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상견례를 한 포스코 노사에 이어 현대제철 노조가 내달 초 2025년도 임금단체협상을 추진한다. 지난해 임단협이 강대강 대치 속에 해를 넘겨 올 4월 가까스로 마무리된 만큼, 올해 철강 불황에 대해 노사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노조는 회사와 교섭에 나설 대의원 선거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5일 2차 투표를 완료한 뒤 이달 중 1차 선거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2차 선거까지 마무리되면 내달 첫째 주~둘째 주쯤 본교섭을 추진할 예정이다.
현대제철 노조의 요구안은 아직까지 논의 단계이지만 통상 모기업 현대자동차의 요구안을 참고해 반영하는 만큼, 그룹 차원에서 추진 중인 미국 투자에 상응하는 국내 투자 규모를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지난해 9월부터 2024년도 임단협을 진행해 온 노사는 성과급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올 4월이 돼서야 합의안을 도출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당시 노조는 2023년 영업이익이 8000억원대인 데다, 현대차 노조가 받는 수준인 성과급 500%+1800만원 지급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철강 업황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2024년 영업이익(3144억원)이 전년 대비 반토막 났다며 기본급 450%+1000만원을 제안했다.
이후 올해 초부터 노조가 부분파업 및 총파업을 단행했고, 사측 역시 교섭에 나서면서도 가동 중단 및 직장폐쇄를 반복했다. 이 과정에서 철강 업황과 맞물려 생산라인에 직·간접적인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대립하던 노사는 지난 4월경 임금 10만1000원 인상, 기본급 450%+1050만원 등 합의안에 서명하며 7개월 만에 손을 맞잡았다.
다만 철강 업황이 올해도 녹록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철강 관세 25% 부과 등 통상 변화에 따라 하반기 이후 업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비관론도 제기된다.
올 1분기 연결기준 현대제철은 매출액 5조5635억원, 영업손실 190억원, 당기순손실 544억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 말 일회성 비용 등에 따른 기저효과로 영업이익이 268억원 개선됐지만, 건설경기 등 수요산업이 여전히 부진한 상태다.
회사는 통상 ‘철강 성수기’로 여겨지는 2분기에 총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제철 측은 “철강재 수요 감소로 시황·실적이 부진한 것은 사실이지만 향후 중국 경기 부양책 시행과 중국 내 철강 감산으로 글로벌 철강 수급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특히 국내 시장의 경우 반덤핑 관세 부과에 따라 저가 판재 수입량이 감소하고 봉형강 제품의 감산 및 성수기 진입으로 판매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돼 2분기부터 완만한 실적 회복이 전망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