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도 예술로’…원은혜 한국무용가 “몸으로 ‘나다운 사유’ 경험해보세요” [쿠키 현장]

‘치유도 예술로’…원은혜 한국무용가 “몸으로 ‘나다운 사유’ 경험해보세요” [쿠키 현장]

기사승인 2025-05-25 15:30:03
원은혜 한국무용가가 23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치유도 예술로’ 행사 현장에서 쿠키뉴스와 만났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제공

“사유를 한다고 하면 정신적인 행동으로, 몸과 정신을 나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몸은 나의 집’이라는 슬로건처럼, 감각으로 사유할 수 있다는 점, 몸으로 사유하는 방식을 알려드리면 새로울 것 같았어요.” (원은혜 한국무용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원장 박은실)은 ‘치유도 예술로’라는 명칭의 ‘예술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문화예술교육정책 20주년을 맞아 더욱 크고 다채롭게 열린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모든 국민이 전 생애에 걸쳐 양질의 문화예술교육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하고, 국민의 문화적 삶의 질과 국가 문화 역량을 높이는 데 기역하는 국가 문화예술교육 전문기관이다.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 및 ‘문화다양성 주간’ 행사가 23~25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일대에서 열렸다. 눈길이 가는 프로그램이 많은데, 지난 23일 행사의 첫 포문을 연 원은혜 한국무용가의 ‘나답게 사유하기’가 대표적이다.

이 프로그램은 국립중앙박물관 ‘사유의 방’ 전시를 관람하고, 몸으로 체화하는 적극적 감상과 나다운 사유의 시간을 경험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한국무용을 대표하는 원은혜 무용가가 프로그램 진행을 맡았다.

참가자들 반응은 뜨거웠다. 한 참가자는 “삶이 힘들 때 종교, 신을 먼저 찾았다”고 돌아보면서 “춤을 만나게 됐고, 춤이 저를 살렸다”고 말했다. 이어 “춤은 나답게 사는 길을 열어줬다. 이번 행사도 무용가님이 진행하시고 춤과 관련이 있어 보여 참여했는데, 저의 지평이 넓어진 것 같다. 감사드린다”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원은혜 한국무용가는 23일 행사가 끝난 후 쿠키뉴스와 인터뷰에서 “인상 깊은 소감을 남겨주신 참가자들이 많았다”면서 “춤이 나를 살리는 포인트 한 단어로 하면 몰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몰입이 주는 카타르시스가 있다. 몰입하면 방해 받지 않는 내 공간이 생긴다. 몰두하고 있는 사람을 방해하지 않는다. 몰입하다 보면 경지로 가게 되고, 그걸 스스로 경험하는 시간이 생긴다”고 부연했다.

여러 활동 중에 꼭 ‘춤’이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원 무용가는 “왜 춤이냐, 하면 일단 즐겁기 때문”이라며 “누구에게 부탁하거나 같이 할 필요 없이 스스로 할 수 있고, 몸을 쓰는 일들이 대체로 그렇다”고 말했다. 

원은혜 한국무용가가 23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치유도 예술로’ 행사 현장에서 쿠키뉴스와 만났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제공


원 무용가는 신체심리센터 ‘몸집’ 소장을 맡고 있다. 이와 관해 “왜 몸집이 되냐면, ‘몸은 나의 집’이라는 슬로건이 있다”면서 “가장 안전한 곳이 내 몸이고 그게 내 집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번 프로그램에서도 몸집 철학을 녹였다. “이런 이야기들을 사유하는 방식으로 알려드리면 새롭지 않을까 생각했다”는 원 무용가는 “‘사유의 방’에 가면 압도되는 분위기는 있지만 거기서 나오면 끝이라 아쉽다는 느낌이 있었다”면서 “삶에 적용하기 어려운 이런 부분들과 어떻게 연계성을 가질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복기했다.

이어 “저는 누구보다 몸을 쓰는 사람이므로, 감각으로 사유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얘기해보고 싶었다”는 원 무용가는 “사유한다는 행위에서 사람들은 몸과 정신을 나눠서 생각하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다”고 힘주어 말했다. 실제로 이날 프로그램에 참여한 참가자들은 몸을 활용해 감각하고 사유하는 활동을 진행하면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원 무용가는 “무용이라고 하면 보통 어렵다고 느끼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 테크닉이 아니”라면서 “일상에서 바리스타가 한 달에 커피를 1000잔 내린다고 할 때, 그 사람의 로직이 생길 텐데 그게 바로 그 사람의 춤이 된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모두 자신만의 춤을 갖고 있다”고 강조한 원 무용가는 “자기만의 루틴이 있다면 결국 그게 춤이 된다. 리듬을 인지하기 시작하면 회복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루틴이 없고 무너진 삶이 치유와 반대인 아픈 삶”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원 무용가는 “많은 사람들이 루틴을 이미 다 몸으로 하고 있다”면서 “저는 무용가로서, ‘각자의 춤이 있으니 그걸 발견하세요’라고 안내하는 사람 안내하는 사람”이라고 말하며 인터뷰를 갈무리했다.

한편 2025 치유도 예술로 프로그램은 25일 곽현주 건신대 문화예술치료학과 교수의 영화를 매개로 한 프로그램, 최경아 시각예술가의 도형을 활용한 미술 심리테스트, 이지소·한다솜 유리공예작가의 공예 프로그램, 웹툰작가 가령의 아동 대상 웹툰 아트 힐링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이영재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