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촉발한 12·3 비상계엄의 비판 수위를 지난 주보다 한층 높이며 이번 대선 출마 명분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연일 ‘유능한 경제대통령’ 이미지를 내세우는 가운데, 채 열흘이 남지 않은 선거에서 유권자들의 지지를 견고히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26일 경기 수원 팔달구 집중 유세 현장에서 유권자들에게 “6월3일에는 지금의 혼란과 위기를 이겨내고 새로운 나라로, 희망이 있는 새로운 세상으로 함께 손잡고 나아가자”며 “그게 12월3일 밤부터 시작된 이 나라 위대한 국민의 빛의 혁명을 완수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2월3일 윤석열은 야당의 잔소리, 감시·견제가 싫다며 야당을 싹 제거해버리려고 대한민국 권력을 통째로 독점해 군사쿠데타를 일으켰다”며 “그 엄청난 국가권력과 소총·폭탄·장갑차·헬기로 무장한 그들을 우리는 맨손으로 응원봉을 들고 가뿐하게 제압했다. 참으로 위대한 국민”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당시 군인들이 명령에 따라 국회 본관을 밀고 들어와 계엄해제 표결을 위해 대기하던 국회의원들을 체포해 백령도로 싣고 가다가 폭파시켰다면 이 나라가 어떻게 됐겠냐”며 “그들은 (국민의 저항을) 무력으로 진압했을 것이고 광주와는 비교할 수 없을 대규모 유혈 사태가 벌어졌을 것이다. 우리나라 경제는 무너지고 민주주의 인권은 사라지고 다시 1970년대 군사정권 이전 시절로 되돌아갔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선을 통해 역사의 퇴행을 막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6월3일 선거는 반역사적이고 반국민적이고 반민주적인 이 내란 세력들이 복귀할 수도 있는 선거”라며 “우리 스스로를 위해서도, 우리 자녀들의 미래와 인생을 위해서도 결코 그들에 귀환, 윤석열의 귀환, 내란 세력의 복권을 허용해선 안 된다”고 피력했다.
이는 윤 전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 이후 일어난 혼란을 막기 위해 출마했다는 이 후보의 명분에 못을 박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앞서 강훈식 민주당 중앙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은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에서 “(이번 선거는) 얼마 만큼 명분 있는 사람들이 투표장에 가는가의 대결”이라며 “이번 선거는 단순한 승패를 넘어 대한민국의 명운을 좌우할 중대분기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후보는 지지층에 정부의 경기부양 역할을 강조하며 ‘경제대통령’으로서의 이미지도 부각했다.
그는 “내란 세력을 심판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라면서 “진짜 중요한 것은 먹고 살아야 하는 것, 경제를 살리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정부는 경기 과열을 누르기 위해 각종 재정 금융 정책을 시행한다. 경기가 나빠지면 경기 부양을 위한 조치를 해야 한다”며 “경제는 돈이 돌지 않으면 큰일 난다. 돌 돈을 정부가 지원하는 것이 재정정책이고 돈이 더 빠르게 돌게 하는 것이 정부의 금융정책”이라고 말했다.
이어 “‘돈이 없으니 정부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국민 각자 알아서 하라’고 하면 경제는 영원히 죽어버린다”며 “사람들이 일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 정부의 기업정책이고, 경제가 전체적으로 살아날 수 있게 하는 것, 그게 정부의 경제정책”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대선의 투표 참여도 독려했다. 이 후보는 “총알은 강하지만 총알보다 강한 것이 투표지다. 주권 행사는 투표지로 하는 것”이라며 “투표로 주권 행사로 희망 있는 세상, 기회를 골고루 나누는 다시 성장하는 우리나라를 만들어 보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