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시선 쏠린 ‘배당소득세 개편’, 수혜 종목 살펴보니

증권가 시선 쏠린 ‘배당소득세 개편’, 수혜 종목 살펴보니

李·金, 증시 활성화 위한 ‘세제개편’ 공감
“밸류업 정책과 함께 주주환원 기폭제 될 것”
수혜업종 ‘금융주’ 다수 포진…“배당성향 유지 가능성 높아”

기사승인 2025-05-28 06:00:05
서울 증권가 여의도 전경. 연합뉴스

대선을 앞두고 배당소득세 개편 공약에 시장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세 부담을 낮추는 배당소득세 개편은 기업들의 배당 성향 제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증권가에서는 향후에도 높은 배당 성향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수혜 종목으로 짚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6월3일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유력 대선 후보들이 배당소득 분리과세와 관련된 증시 활성화 공약을 내놓았다. 

우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 8일 경제 채널 유튜버들과 진행한 라이브 토크쇼에서 배당 성향을 상향하는 방법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배당 성향이 높은 기업에는 배당소득세를 낮추고, 낮은 곳에는 불이익을 주는 방식으로 주식 투자를 대체 투자 수단으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배당소득세 개편 취지에 대한 공감을 표했으나, 정식 공약으로 제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배당소득세를 낮추는 게 총액 기준으로 세수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또한 같은 당 이소영 의원이 지난 4월 배당 성향 35% 이상 상장법인의 배당소득을 종합소득에 합산하지 않고 별도 세율로 과세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현행 소득세법에서는 배당소득에 대해 15.4%(지방세 포함) 세율로 원천징수를 하고 있다. 연간 이자·배당소득이 2000만원을 넘는 경우, 종합소득에 합산해 누진과세 최대 49.5%가 적용된다.

이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배당소득이 연 2000만원 이하인 경우 기존과 동일한 15.4%의 세율을 유지한다. 2000만원 초과~3억원 이하는 22%, 3억원 초과는 27.5%의 세율로 분리 과세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및 세율 인하를 골자로 한 세제 혜택을 주요 아젠다로 삼았다. 더불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세제 지원에 대한 납입 한도와 비과세 한도를 각각 연 4000만원, 1000만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여기에 김 후보는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중앙선거대책위 현장 회의를 열고 “금융소득 2000만원 이하, 1년 이상 장기 주식 보유자를 대상으로 투자 기간에 비례해 배당 원천 징수 세율 차등 부과를 시행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대선 후보들의 배당소득 관련 공약은 증시 활성화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평가된다. 배당소득세 부담이 줄면 대주주가 배당할 인센티브가 높아진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배당 성향 상승과 부동산 등 다른 자산에 흘러 들어가던 자금 중 상당량이 주식으로 유입될 가능성도 크다.

투자업계에서는 자본시장 활성화 공약에 대한 대선 후보들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만큼, 신정부 출범 시 배당소득 분리과세 바탕의 세제개편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본다. 정다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규모의 배당금을 받는 기업 지배주주는 대부분 높은 세율 적용을 받는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이면서 “최대 45%의 높은 세율로 인해 배당을 늘려도 실수령액이 많이 줄어 배당 확대에 소극적이었을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높은 상속세와 증여세로 지분 승계 시 막대한 현금을 필요로 하는 지배주주 입장에서 배당 세율 완화는 적극적으로 배당을 확대할 유인이 된다”면서 “일반주주들도 비례적으로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 시 밸류업 정책과 함께 주주환원 확대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진단했다. 

증권가는 이 의원의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토대로 수혜 업종을 물색하고 있다. 대선 후보들이 배당소득에 대한 세(稅) 부담 완화를 공통으로 추진하는 시점에 발의된 개정안이기 때문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이 의원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토대로 최근 5년간 배당 성향이 35% 이상인 상장사를 우선 기준으로 수혜주를 선정했다. 더불어 △최근 10년 이상 당기순손익 흑자 기업 △미래 최소 배당 성향 또는 주당배당금 하한을 선언·공시 여부 등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해당 조건으로 선정된 수혜 종목은 NH투자증권, 기업은행, 하나금융지주, 삼성화재, 하이트진로, 클리오, 기아, 고려아연, 제일기획, 현대오토에버, HD현대마린솔루션 등이다. 엄수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해당 기업들은 일시적으로 실적이 부진하더라도, 미래에 꾸준히 높은 배당 성향을 유지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종목”이라고 분석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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