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권주가 대선 정책에 대한 수혜주로 관심받고 있다. 대선 공약 외에도 호실적 전망, 금리 하락 기대감 등 호재가 겹쳤다는 평가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전날까지 ‘KRX 증권’ 지수는 268.81p(36.7%) 올랐다. 첫 거래일인 1월2일 종가 732.46이었던 지수는 5월27일 종가 1001.27까지 뛰었다.
종목별로 보면 미래에셋증권이 같은 기간 66.9% 치솟아 KRX 증권지수 구성 종목 가운데 가장 크게 올랐다. 신영증권과 한국금융지주도 각각 39.8%, 41.6% 상승했다. 이외 키움증권(31.9%) 삼성증권(30.8%) 대신증권(28.9%) 한화투자증권(17.6%) NH투자증권(16.3%) 등도 올해 들어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증권가에서도 증권주를 선호주로 두고 눈높이를 높이고 있다. 먼저 실적 상승세가 기대된다. 증권업종은 관세전쟁에서 자유롭고 주요 대선 후보들도 국내 증시 부양책을 공약으로 내놓으면서 증권사들이 2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내 5대 증권사(한국투자·미래에셋·삼성·NH투자·키움증권)의 1분기 합산 순이익은 1조3986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2607억원) 대비 10.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1분기 실적 상승이 두드러졌다. 미래에셋증권의 1분기 순이익은 26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1% 올랐다. 한국투자증권의 1분기 순이익은 44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6% 늘었다.

증권주가 주목받는 데에는 ‘개미 표심’을 겨냥한 여야 후보들의 자본시장 공약도 한몫하고 있다. 주요 대선 후보인 이재명·김문수 후보는 나란히 증시 부양 방안을 핵심 경제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코스피 5000 시대’를 약속했다. 코리아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 이유로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불공정한 시장 질서를 바로잡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주주까지 확대하는 상법개정안을 재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이외에도 △감사위원 분리선출 의무화 △자사주 소각 제도화 △저 PBR(주가순자산비율)주 경영 개선 유도 △불공정 주식 거래에 대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추진 등을 강조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박스피(박스권 코스피) 탈출’을 내세웠다. 이를 위한 증시 활성화 공약으로 △배당소득세 분리과세 및 세율 인하 △장기투자자 세제 혜택 △금융소득 2000만원 이하·1년 이상 장기 주식 보유주 대상 배당원천징수세율 차등 부과 등을 내걸었다.
증권업계의 신사업 진출 기대감도 크다. 올해부터 금융당국이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 인가를 시작하면서, 증권사의 수익 확대 기대감이 커졌다. 이에 따라 중견 증권사들도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전환과 초대형IB 인가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전 정부에서도 집권 초기에는 정치 불확실성 완화 목적으로 주식시장 활성화 정책을 제시했는데, 당시의 시장거래대금, 신용잔고, 증권업 주가는 강세를 보였고 증권업 PBR은 0.9배에 근접했다”며 “현재 증권업 PBR은 0.5배다. 영업환경에는 일부 차이가 있겠으나 과거와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면 업사이드는 높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인 금리 하락과 함께 시장 내 유동성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면에서 증권업은 금융업종 내 가장 유리한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다”며 “금리 하락으로 유동성이 증가하고 전반적인 조달비용이 감소함에 따라 고객들의 금융거래활동 증가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며 보유한 채권 등의 가격 상승에 따라 운용손익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