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2년 만에 투자금 전량 엑시트…에스엠, 오버행 리스크 해소

하이브, 2년 만에 투자금 전량 엑시트…에스엠, 오버행 리스크 해소

기사승인 2025-05-28 13:37:38
 연합뉴스

하이브가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 보유 지분 전량을 중국 텐센트 뮤직 엔터테인먼트 홍콩법인에 매각하며 사실상 ‘엑시트’에 성공했다. 2023년 카카오와 벌인 에스엠 인수전 이후 모호했던 지분 보유 상황을 정리하고 신사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하이브는 이달 30일 에스엠 주식 9.38%를 텐센트에 처분한다. 매각가는 주당 11만원, 총 거래액은 약 2430억원 수준이다. 시간 외 대량 매매로, 이날 오후 1시8분 기준 에스엠 주가 12만9600원보다 낮다. 텐센트는 이번 거래로 사실상 에스엠의 2대 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현재 에스엠 최대 주주는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로 각각 21.18%, 19.50% 지분을 가지고 있다. 

하이브는 지난 2023년 에스엠 주식을 취득했다. 당시 하이브는 에스엠의 경영권 확보를 위해 카카오와 치열한 인수전을 벌였다. 하이브는 2023년 2월10일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보유한 지분 14.8%를 주당 12만원(약 4228억원)에 매수했다.

하이브는 같은 가격으로 에스엠 지분 25%를 공개매수하려고 했다. 그러나 카카오가 당시 에스엠 경영진과 함께 유상증자, 전환사채 발행 등을 통해 지분 늘리기에 나서면서 경영권 분쟁이 벌어졌다. 카카오와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하이브는 0.98% 지분을 추가 취득, 15.78% 지분만 확보하는데 그쳤다. 결국 하이브는 같은 해 3월 에스엠 인수 계획을 철회했다.

하이브는 그해 3월 카카오의 주당 15만원 공개매수에 청약해 8.62%를 매각했다. 지난해엔 9만원대의 블록딜로 3%가량을 매각하고 현금 686억원가량을 확보했다.

하이브 입장에서 에스엠 지분은‘애물단지’로 평가됐다. 경영권 분쟁 이후 한동안 에스엠 주가는 하락세를 탔다. 2023년 7월말까지 12만원선을 넘지 못하던 주가는 2023년 8월쯤 신인 아이돌그룹 ‘라이즈’ 데뷔 영향으로 잠시 강세를 보였으나 2~3개월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2024년 9월10일에는 종가 기준 5만6000원까지 내려앉았다. 

하지만 최근 에스엠의 아티스트들이 연이어 성과를 보이며 주가가 반등하기 시작했다. 19일 발매한 라이즈 앨범이 무난히 밀리언셀러 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이고 레드벨벳 아이린·슬기가 5년 만에 유닛 컴백 활동을 시작했다. 라이즈, 카이, 엔시티 드림 등 콘서트 투어도 전 세계 도시서 열린다. 특히 관세 무풍지대로 엔터주가 주목받고, 한한령 완화 기대감까지 커지면서 26일 에스엠 주가는 13만원대를 터치하기도 했다. 

올해 1분기 실적도 주가 상승을 뒷받침했다. 에스엠의 1분기 연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한 2314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09.6% 증가한 326억원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이익은 디어유 지분 인수 등의 영향으로 1852.4% 급증한 2429억원이다. 

때마침 중국 텐센트가 매수자로 등장했고, 하이브는 남은 에스엠 주식을 모두 정리할 수 있게 됐다. 하이브는 이번 매각으로 확보된 재원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활용될 예정이다. 하이브 측은 “비즈니스 선택과 집중을 위해 비핵심 자산을 정리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이브는 6월 BTS의 모든 멤버가 군 문제로 인한 공백기에서 복귀하고, 일본 현지 신인 보이그룹 ‘aoen(아오엔)’이 공식 데뷔를 앞두고 있다. 2분기에는 제이홉의 월드투어, 진 앨범 발매 등 활발한 국내외 활동이 예정돼 있다. 

에스엠이 향후 텐센트와 긴밀한 협력 체제를 강화하고, 하이브는 지분 정리를 통해 미래로 나아갈 재원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이번 거래가 양사에 윈-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텐센트는 QQ뮤직, 쿠거우뮤직 등 중국 최대 온라인 음악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하이브의 공개매수가(12만원)보다 낮은 가격에 블록딜이 이뤄질 경우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가 불가피했던 점을 감안하면, 해당 물량을 텐센트에 매각한 것은 긍정적”이라며 “디어유의 중국 진출을 앞두고 텐센트가 2대 주주가 되면서 향후 한한령 완화 시 상당히 높은 기대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하나증권은 투자의견을 ‘매수’, 목표주가를 기존 15만원에서 17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하이브는 현금 확보 측면에서, 에스엠은 오버행 리스크 해소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하이브는 투자 자산 회수를 통해 플랫폼·해외 레이블 확장 등 향후 성장 동력 확보에 활용할 전망”이라며 “오버행 우려로 주가가 12~13만원에 갇혀 있던 에스엠에도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투자의경은 매수, 목표주가는 기존 13만원에서 16만원으로 상향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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