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가 9개월 만에 장중 2700선을 돌파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정책 제동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이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오전 11시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6.79포인트(1.38%) 오른 2706.94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피가 장중 2700선을 넘은 것은 지난해 8월27일 이후 9개월 만이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830억원, 3216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은 4215억원을 순매도 중이다.
시가총액 상위주들은 대체로 오름세다. 삼성전자(0.18%) SK하이닉스(0.24%) 한화에어로스페이스(3.85%) KB금융(0.50%) 현대차(1.67%) 삼성전자우(0.11%) 기아(3.37%) HD현대중공업(2.26%) 등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 거래일대비 0.97% 내린 101만8000원에 거래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닥 지수도 강세다. 같은 시각 전날보다 3.65포인트(0.50%) 오른 732.44에 거래 중이다. 기관과 개인이 각각 249억원, 410억원 순매수했고, 외국인이 622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코스닥 상위 10개 종목 주가는 엇갈린다. 알테오젠(0.75%) 에코프로비엠(1.13%) HLB(3.71%) 에코프로(3.30%) 레인보우로보틱스(1.12%) 리가켐바이오(0.09%)는 상승세다. 반면 펩트론(-0.89%) 파마리서치(-0.46%) 휴젤(-0.62%) 에이비엘바이오(-2.89%) 등은 하락세다.
지수 상승에는 금통위의 금리 인하 소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국은행은 5월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연 2.50%로 0.25%포인트(p) 인하했다. 금리 인하는 경제성장률 부진에 대응한 조치다. 한은 금통위는 “가계대출 증가세와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한 경계감이 여전하지만 물가 안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성장률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해 경기 하방압력을 완화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한은은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5%에서 0.8%로 낮췄다.
여기에 미국 연방법원이 관세 부과에 제동을 걸었다는 소식도 호재로 작용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국제통상법원 재판부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정책이 권한을 넘은 위법이라는 판단을 내놨다. 3인 재판부 전원일치 의견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2일 발표한 상호관세의 발효를 차단하는 결정을 내렸다. 미 헌법은 대통령이 아닌 의회에 과세 권한을 부여했으며 이는 미국 경제를 보호하기 위한 대통령의 비상권한으로도 뒤엎을 수 없다고 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에서 코스피는 여전히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상황”이라며 “외국인 수급은 전기전자, 대형주의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을 중심으로 순매수가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대선 과정에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자본시장 선진화 움직임이 뚜렷함과 동시에 전일 코리아 밸류업지수 리밸런싱 이후 가치주로 관심이 쏠리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