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청라의료복합타운 조성사업 부지의 기반 시설이 부족한데도 이를 감안하지 않고 민간사업자에게 비싼 값에 매각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9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청라메디폴리스PFV(주) 등에 따르면 지난 2023년 12월 23일 양측은 청라의료복합타운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체결 당시 해당부지 면적은 산업시설용지 17만6260㎡, 지원시설용지 8만4076㎡ 등 모두 26만336㎡으로 매매대금은 2,606억1,234만580원이다.
이 토지가격 중 산업시설용지는 주무관청이 산정한 조성원가가 적용됐고 지원시설용지는 인천시의 토지 공식 감정 절차를 거친 탁상감정가의 60%가 적용돼 인천경제청이 최종 결정했다.
청라메디폴리스PFV(주) 산하 자산관리회사(AMC)는 인천경제청과 토지매매가 협상 과정에서 해당 부지에 기반시설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았다며 토지매매가격 인하를 포함한 대안 마련을 요청했다.
인천경제청은 이 같은 주장을 확인하겠다며 감정평가법인에 공식 질의서를 보냈다.
질의내용은 청라의료복합타운 공유재산 감정평가와 관련해 환경조건 중 공급 및 처리시설의 상태(상수도,하수도)에 대해 비교표준지 및 비교사례와 평가대상물건간에 관로 설치 유무 공급(배수지) 및 처리시설(하수처리시설)용량 확보 유무에 대해 어떠한 기준으로 평가했느냐다.
감정평가법인은 인천경제청의 질의에 대해 관로설치유무에 대해 사업지 주변도로에 상하수도 관로가 설치되었으며, 공급(배수지) 및 처리시설(하수처리시설)용량 확보에 대해서는 평가대상문건의 기반시설의 공급 및 처리시설의 상태가 비교표준지, 비교사례 조건과 동일함을 기준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질의 회신에 비추어 보면 감정평가법인은 청라의료복합타운 부지가 공공기관이 공모하는 부지인 점을 감안해 기반시설이 갖추어진 주변 부지와 동일한 조건으로 감정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천경제청은 토지매매가격을 변경하지 않고 기존 책정 가격인 2,606억1,234만580원을 고수했고 이 가격으로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해당부지 가운데 남측도로 일부가 미설치 된 상태로 공모 및 매각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공공기관이 기반시설을 조성한 뒤 부지를 매각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기반시설 미조성 상태를 공지하고 공모를 통해 토지를 선공급한 사례도 다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남측도로 등 기반시설은 경제청이 시행하고 민간사업자가 원인자 부담금을 부담하는 내용으로 합의됐다”고 말했다.
청라의료복합타운 조성 사업은 서구 청라동 일대에 종합병원과 의료바이오 관련 산·학·연 시설 및 업무시설, 생활숙박시설 등이 들어서며 총 사업비가 3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사업이다.
인천경제청은 사업자 공모를 통해 지난 2021년 7월 KT&G가 대주주로 참여하는 KT&G·하나은행·서울아산병원 컨소시엄을 사업자로 선정했다.
이 사업의 핵심시설인 800병상 규모의 서울아산청라병원은 이달 안에 허가절차가 마무리되면 오는 2029년 개원을 목표로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